NGO / “간사 대신할 우리말 없나요”활동가·일꾼등 대안찾기

NGO / “간사 대신할 우리말 없나요”활동가·일꾼등 대안찾기

입력 2003-07-01 00:00
수정 2003-07-01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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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간사(幹事)’를 대신할 우리말은 없나요?

시민단체에서 실무역할을 하는 직원을 지칭하는 일본식 한자말인 간사를 순수 우리말로 바꿔 부르려는 시도가 시민단체 내부에서 진행되고 있어 관심을 끌고 있다.

국어사전에 따르면 간사란 ‘모임이나 단체에서 중심이 되어 사무를 맡아 처리하는 사람 또는 그 직무’로 돼 있다.정확한 어원은 확실치 않지만 일제 강점기때 항일운동단체에서 간사라는 말을 흔히 썼기 때문에 일본 공산당 등에서 쓰던 용어가 그대로 차용됐을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보고 있다.

그러나 간사라는 말이 일제 잔재로 여겨지는 만큼 다른 곳도 아닌 시민단체만이라도 우리말로 바꿔 부르는 게 좋지 않겠느냐는 논의가 시민단체 내부에서 제기된 것이다.

실제로 녹색연합에서는 간사라는 호칭대신 ‘활동가’라고 부르고 있다.토론 등을 거쳐 적어도 내부에서만큼은 우리말 표현을 사용해야 한다고 의견을 모은 다음부터다.한때 운영위원장은 ‘큰살림꾼’,기자는 ‘글매김꾼’ 등으로 바꿔 불러본 것과 같은 맥락이다.

하지만 대외적인 공식행사 등에서는 여전히 이 용어가 쓰이고 있다.

참여연대에서도 간사라는 호칭을 바꿀 적당한 우리말을 찾는 노력을 진행 중이다.시민단체 간사가 국민의 심부름꾼 역할을 하며 의견을 검토해야 하는 만큼 ‘서기’ 또는 ‘지기’,‘일꾼’,‘운동가’ 등의 용어로 대체하는 방안이 논의되고 있다.

한글학회에서는 ‘줏대잡이’란 우리말을 대체어로 제시한 바 있다.‘중심이 되는 사람’이란 뜻이지만,일반인들이 흔히 쓰는 용어가 아니라는 점에서 쉽게 정착되기는 어려워 보인다.

시민단체의 이런 시도에 대해 부정적인 시각도 만만치 않다.지금의 뜻을 정확하게 그대로 전달할 수 있는 우리말이 적당치 않다면,굳이 오랫동안 사람들에게 익숙해진 용어를 바꿀 필요가 있겠느냐는 지적이다.‘고수부지’처럼 분명한 우리말인 ‘둔치’가 있는 경우와는 다르다는 것이다.

서울 금란중학교 국어교사 윤주의(38)씨는 “이미 우리말에 상당수의 한자어가 들어와 있는 상황에서 일본식 한자어라고 해서 억지로 호칭을 바꾸는 게 과연 바람직한지 모르겠다.”면서 “그렇게 따지면 이미 시민단체를 지칭하는 단어로 굳어진 ‘NGO’도 영어약자가 아니냐.”고 반문했다.

김성수기자 sskim@
2003-07-01 19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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