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길섶에서] 김 매다 호미 놓고

[길섶에서] 김 매다 호미 놓고

최홍운 기자 기자
입력 2003-06-23 00:00
수정 2003-06-23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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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은 담는 그릇 모양에 따라 자유자재로 자기 모양을 바꾼다.졸졸 흐르는 도랑이기도 하고 출렁이는 강물이기도 하지만 수평을 이루며 낮은 데로 흐르는 자기 본질을 잃지 않는다.흐르다 장애물을 만나도 요란하지 않고 진퇴가 신축자재하여 고요하게 후퇴하는 듯하나 채워서 넘쳐 갈 길을 간다.모든 것을 받아들이고 녹여 자정하며 바다에 이른다.그래서 많은 철학자들이 물의 본질을 통해 자연의 신비와 우주의 이치를 깨닫기도 한다.

이 사회를 변혁하려는 운동도 그와 같아야 하지 않을까.만나는 사람이나 상황에 따라 거부하기보다 받아들이면서 그에 맞는 깨달음과 방법으로 다가간다면 결국 가야할 지향점에 이를 것이다.물길처럼 때로는 부드럽게,또 때로는 단호하게 가야 한다는 이치는 인간이 터득한 값진 지혜다.

그렇다면 살아 있는 운동이란 김 매다 호미 놓고 젖 먹이는 어머니 마음처럼 부드럽고 따뜻한 것이 되겠다.받아들이면서 변화시키는 수동적 적극성이 그 어느 때보다 요구되는 때다.

최홍운 수석논설위원

2003-06-23 15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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