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중생 사망 1주기 / 사고현장에서 본 1년

여중생 사망 1주기 / 사고현장에서 본 1년

입력 2003-06-12 00:00
수정 2003-06-12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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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일은 신효순,심미선 두 여중생이 미군 궤도차량에 의해 희생된 지 1년이 되는 날이다.열네살 어린 여학생들의 비통한 죽음은 전 국민적인 관심사로 떠올랐고,‘우리에게 미국은 무엇인가.’라는 근본적 질문을 던져주기도 했다.한·미 정부 당국은 지위협정(SOFA) 부분 손질 등 여론을 달래려 했으나 아직도 근본적 치유책을 마련하라는 목소리가 높다.

경기도 양주군 광적면 효촌2리 56번 지방도로.꼭 1년전 여중생 신효순,심미선양이 숨진 사고 현장이다.사고후에도 여전히 미군과 한국군의 훈련 이동로로 이용되고 있지만 미군 장갑차와 탱크는 더 이상 다니지 않는다.

사고직후 부터 사고지점에서 상당히 떨어진 효촌1리쪽으로 돌아가고 있다. 미군은 두 여중생을 친 부교운반용 궤도차와 동종의 장갑차가 다시 지난 4월 포천에서 사고를 내 미군 2명이 사망하자 이 차종의 운행을 전면 중단했다.

●美장갑차·탱크 운행중단

구부러진 사고 도로의 선형을 바로잡고 인도를 내는 공사는 지난달에야 착공됐다.

미군부대에도 변화가 적지 않았다.의정부의 미2사단본부인 캠프 레드클라우드와 주력부대인 동두천 캠프 케이시는 한해동안 전례없는 수난을 겪었다.캠프 케이시는 운전병 재판이 열리는 동안 정문이 시위대에 포위되기도 했다.캠프 레드클라우드 정문 앞에선 수차례 성조기가 불태워졌다.지난해 11월엔 대학생 50여명이 철조망을 끊고 영내에 침입하는 사태도 발생했다.

연이은 항의 시위로 미군이 병사들에게 외출금지령을 자주 내리고 헌병 순찰을 강화하면서 미군기지 주변 경기도 크게 위축됐다.동두천 경제의 40%를 차지하는 보산동·상패동 일원 미군전용클럽 등이 가장 큰 타격을 받았다.동두천시가 사건 이전에 계획한 보산동 관광특구 정비·개발계획은 허공에 떠버렸고 업주들은 전업을 준비중이다.

●동두천 캠프 1년내내 수난

여중생 사건 이후에도 미군 관련 사건·사고는 끊이지 않고 있다.사고 장갑차 소속 부대인 캠프 하우스의 미군은 지난해 6월말 시위 취재중 영내로 들어간 인터넷 방송기자를 구금,폭행하기도 했다.8월엔 의정부에서 미군 앰뷸런스가 인명피해 사고를 낸 후 영내로 도망친 뺑소니 사고도 일어났다.지난 1월엔 동두천 미군 클럽에서는 20대 여종업원이 미군 병사에 폭행당하기도 했다.

미군부대 인근 주민들의 피해를 해결하고 우호관계를 회복하기 위한 조치들도 시도됐다.책임회피와 오만한 언동으로 주둔지 친미인사들로부터도 경원시당했던 전임 아너레이 2사단장이 사건 한달여만에 한국을 떠났다.존 우드 사단장이 부임하고 러포트 주한미군 사령관도 ‘미군의 전적인 책임’을 인정한 이후 미군은 일련의 화해 제스처를 취했다.‘좋은 이웃상’을 제정하고 주민 초청 체육대회와 영어교육에 이어 한국어 홈페이지와 핫라인을 개설했다.

동두천시의회는 캠프 케이시에 환경오염 공동조사와 함께 지역 행사 공동참여,자매결연 등 우호관계 복원을 제의했다.경기도 제2청엔 2청과 주둔지인 의정부·포천·양주·동두천·파주,미2사단 관계자들로 한·미협력협의회가 구성됐다.그러나 이들 조직의 활동은 미미한 편이다.자질구레한 생활불편 사례 등을 2∼3건 해결했을 뿐이다.2청 관계자도 “대 미군 창구 역할을 하기엔 아직 걸음마 단계”라고 말했다.

●“반미 치유 근본대책 필요”

행정기관과 미군의 노력에 대해 지역 시민단체는 회의적인 시각이다.미군의 화해 제스처는 반미감정을 완화하는 근본해결책이 못 된다는 것이다.‘미군기지 없는 평화도시 만들기 의정부 시민연대’ 등 경기북부 시민단체들은 지난 9일 지속적인 SOFA 개정요구와 함께 미군기지 환경오염,범죄감시와 피해구제를 위한 네트워크 결성을 선언했다.

미군의 한강 이남 배치가 완료돼도 경기북부엔 훈련센터가 운용될 예정이어서 ‘제2의 여중생 사망사고’가 발생하지 않는다는 보장이 없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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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주 한만교기자 mghann@
2003-06-12 12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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