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씨줄날줄] 보아의 가치

[씨줄날줄] 보아의 가치

박선화 기자 기자
입력 2003-06-09 00:00
수정 2003-06-09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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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앳된 소녀가 한국을 대표해 그제 한·일 정상회담의 만찬장에 초대돼 화제를 모았다.본명 권보아,17세,160㎝에 42㎏,춤과 노래가 특기,떡볶이와 남의 취미 물어보기를 좋아하고,영어·일본어 능통….팝가수 보아의 이력은 또래 소녀와 크게 다르지 않다.

그러나 가수로서의 위력은 실로 대단하다.초등학교 5학년 때 엔터테인먼트사에 발탁돼 가수수업에 들어선 뒤 귀여운 외모와 발랄한 춤,가창력 있는 노래솜씨,CF모델,서울시 홍보대사로 명성을 날리고 있다.국내보다 일본에서 더 유명할 정도다.일본내 최고 음악차트에서 1위를 차지하고 음반판매액이 700억원을 육박하며,라이브 공연티켓은 없어 못 판다.

보아의 만찬장 초청은 이례적이다.가장 외교적 격식을 따지는 자리에 일본 외무성이 한국의 가장 대중적 인사를 초청한 것이다.그녀가 일본내 대중음악계에서 차지하는 비중과 인기,일어에 유창한 한국인,양국간 젊은 세대의 선린우호관계를 상징할 수 있는 적임자였다는 평이다.양국간 어두운 역사보다는 밝은 미래를 지향해 노래도 ‘늘’‘에브리하트’란 곡을 불렀다 한다.

보아가 민간외교관의 역할뿐 아니라 양국간 화합과 문화융합의 메신저로 떠오른 셈이다.국경과 역사,문화장벽이 그녀의 발랄한 댄스뮤직에 녹아내린 걸까.보아의 성공은 젊은이들의 국경 없는 문화가치를 실감케 한다.일본에 진출해 성공한 국내 연예인들이 한둘이 아니듯,일본 문화시장 개방 이후 일본인들의 국내 데뷔도 늘고 있다.수줍은 미소의 청순미를 지닌 탤런트 유민,독특한 발음으로 개그소재에 등장한 가수 아유미가 국내 팬들을 사로잡고 있다.

보아의 일본,세계 무대 진출은 고무적이다.가장 한국적인 것이 세계적인 것이라는 기존 문화가치와는 색다르다.대중문화도 무형의 수출상품으로서 부가가치를 높인 것이다.국내 유명 배우와 탤런트·가수 등이 일본·중국·동남아 등지에서 ‘한류열풍’을 일으키는 건 무엇을 말하는가.당사자들의 상품성과 시스템적 매니지먼트가 곁들어진 우리 대중문화의 우수성이 아니겠는가.

대중문화는 젊은 세대의 자유분방함과 창의성이 담겨있다.그들이 생활속에 숨쉬는 공간이기도 하다.보아가 대중문화에 둔감한 기성세대에게 젊은 벤처정신과 가치를 일깨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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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선화 논설위원
2003-06-09 14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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