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글로벌 양해각서 유출 누가·왜?

SK글로벌 양해각서 유출 누가·왜?

입력 2003-06-05 00:00
수정 2003-06-05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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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가,어떤 의도로?’

SK와 하나은행간에 맺은 ‘SK글로벌 정상화를 위한 양해각서’가 고스란히 시민단체인 참여연대에 제보된 것을 놓고 구구한 억측이 나오고 있다.

A4용지 3장으로 된 이 문건에는 지난달 31일 서명한 SK 손길승 회장과 SK글로벌 주 채권은행인 하나은행 김승유 행장의 사인이 들어 있으며 정상화 합의 하루 전인 지난 2일 참여연대 입주 건물에서 발견됐다.

일단 문건 유출 진원지는 SK쪽이 의심받고 있다.채권단 관계자는 “SK내 ‘비둘기파’와 ‘매파’간 갈등 과정에서 유출된 것 아니겠느냐.”고 말했다.대규모 출자전환에 반대해 온 SK㈜쪽 일부 강경파 인사들을 지목하고 있는 것이다.

일각에서는 SK측의 고도의 ‘노림수’라는 얘기도 나돈다.합의 내용을 미리 참여연대에 흘려 시민단체의 ‘심의’를 받아보려 했다는 것이다.최근 두산이 오너 일가의 BW(신주인수권부사채) 전량 소각 내용을 참여연대에 미리 통보한 것과 같은 맥락이라는 것.실제 참여연대측이 공개한 발견 장소는 건물내 카페와 화장실이어서 누군가 고의로 문건을 갖다 놓은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물론 SK측은 펄쩍 뛴다.그룹내 최고위층 극소수에게만 보고됐을 정도의 대외비 문건인데 어떻게 외부로 유출될 수 있느냐는 것이다.한 관계자는 “채권은행 여러 곳에 보고된 것으로 알고 있다.”면서 오히려 금융권쪽에 화살을 돌렸다.

양쪽의 ‘합작품’이라는 설도 그럴듯하게 돌고 있다.이는 양해각서 서명 날짜가 지난 달 31일이고,2일에는 채권단 일각에서 SK측의 출자전환 규모에 대해 “그 정도면 됐다.”며 합의에 다다를 가능성을 언급했다는 점과 관련이 있다.일종의 ‘애드벌룬’을 띄운 것이라는 얘기다.

그러나 SK측은 은밀히 내부 보안체계를 점검 중인 것으로 알려져 자체 유출 가능성도 배제하지 않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특히 지난해 말 이후 문건과의 ‘악연’이 계속되고 있어 이번 기회에 회사 내부의 분위기를 다잡을 필요성이 있지 않느냐는 지적도 설득력있게 나온다.

박홍환기자 stinger@
2003-06-05 19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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