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만! 지방이 문제냐,탄수화물이 문제냐.’
비만 인구가 크게 늘어나면서 덩달아 다이어트가 사회적 관심사가 되고 있는 가운데 비만의 원인이 지방이냐,탄수화물이냐를 두고 논란이 많다.‘지방은 곧 비만’이라는 상식을 뒤집고 다이어트식이라며 돼지껍질 스낵을 즐기는가 하면 인체의 필수 에너지원인 탄수화물이 비만의 주범이라는 주장도 만만찮다.전문가들을 통해 비만 논란의 진위를 짚어 본다.
●‘지방 vs 탄수화물’ 비만논쟁
지방은 농축된 에너지원으로 1g당 9㎉의 열량을 낸다.1g에 4㎉를 내는 탄수화물이나 단백질의 두 배가 넘는다.많이 섭취하면 문제가 될 수밖에 없다.
그러나 일부에서는 탄수화물 섭취를 제한하는 방법으로 살을 뺄 수 있다고 주장한다.바로 ‘앳킨스 다이어트(Atkins diet)’ 방식이다.이 방법이 좋다고 여기는 사람들은 “쌀밥보다 돼지껍질 스낵을 먹는 것이 오히려 다이어트에 좋다.”고 말한다.탄수화물은 섭취한 즉시 에너지로 전환되어 체내의 지방을 소비시키지 못할 뿐더러,남은 탄수화물이 지방으로 전환돼 체내에축적된다는 것.반면 돼지껍질 스낵이나 정제된 지방에는 탄수화물이 거의 들어있지 않으며,지방은 에너지로 전환되는데 시간이 걸리기 때문에 당장 체력을 소모해야 하는 경우 몸속의 지방을 연소시킬 수밖에 없어 자연스레 살이 빠진다고 주장한다.
●지방 다이어트는 안전한가
그러나 전문가들의 생각은 다르다.“탄수화물 섭취를 제한하는 다이어트는 당과 탄수화물 대사 개선이 필요한 사람,즉 선천적인 내분비 질환을 앓고 있는 사람에게만 제한적으로 시도될 수 있는 방법”이라고 지적한다.이들은 당 대사가 느려 정상인보다 많은 지방이 체내에 축적되기 때문이다.
전문가들은 “앳킨스 다이어트의 경우 돼지껍질 대신 체내 콜레스테롤 수치를 높이지 않는 어유(魚油) 등 양질의 지방을 사용해야 하고,단백질과 비타민제제를 따로 섭취해야 하는 등 복잡한 수칙이 필요하다.”며 “건강한 사람이 지방섭취를 통해 다이어트를 시도했다가 오히려 지방이 지나치게 쌓일 위험이 있다.”고 지적했다.
●청소년은 지방이 문제
청소년이나 젊은 층의 비만은 대부분 지방이 문제다.이들이 즐겨먹는 햄버거의 경우,지방 함량이 40%나 돼 삼겹살(25%)보다 많다.맛을 내기 위해 10% 정도의 유지가 포함되기 때문이다.여기에 감자튀김과 콜라를 곁들인 햄버거세트는 한식 세끼의 열량과 맞먹는다.
●중년 이후는 탄수화물이 적
한국인 비만은 지방보다 탄수화물이 문제가 된다.신촌 허내과 원장 허갑범 박사는 “한국인은 섭생의 특성상 고기에서 얻어지는 지방보다 곡류를 통해 섭취하는 탄수화물이 비만의 주요인”이라며 “특히 청소년들이 패스트푸드를 간식으로 먹고,쌀밥으로 다시 끼니를 때우는 식습관은 열량 축적면에서 가히 치명적”이라고 지적했다.
실제로 지방 섭취를 방해해 살을 뺀다는 제니칼은 미국 등지에서 비만 치료보조제로 상당한 효과를 입증했으나 한국인에게서는 거의 효과를 보지 못했다.지방이 아닌 탄수화물이 비만의 원인인 탓이다.
허 박사는 “특히 ‘3백 식품’으로 불리는 흰 쌀밥과 밀가루,백설탕을 가장 경계해야 한다.”고 말한다.이들 식품은 혈당을 급격히 끌어올릴 뿐 아니라 체내 지방으로빨리 전환돼 결과적으로 지방 저장을 촉진하는 신진대사를 습관화하기 때문이다.
●대안은 한식이다
건강한 식단의 영양소 비율은 60(탄수화물):20(단백질):20(지방).그러나 우리는 에너지의 80%를 흰 쌀밥으로 충당한다.그 결과 탄수화물형 비만이 나타난 것이다.
그렇다면 어떻게 먹어야 좋을까.대안은 우리 고유의 식단,즉 한식에 있다.같은 밥을 먹고도 예전에는 비만을 거의 걱정하지 않았다.그 이유는 다양한 곡류와 현미를 주로 먹었기 때문이다.섬유질이 많은 곡류는 소화,흡수가 느리게 진행되기 때문에 혈당이 급격히 높아지는 현상,즉 탄수화물의 지방 전환을 느리게 하며,각종 비타민과 미네랄이 함유된 씨눈이 보존돼 신진대사를 활발하게 한다.
이런 점에서 현미나 잡곡밥,나물류에는 식이섬유는 물론 심장병과 암,노화를 방지하는 식물성 화학물질이 풍부하다.여기에 생선이나 닭가슴살,두부 등 단백질 식품과 된장시래기국을 곁들이면 칼로리는 낮으면서 영양면에서도 손색없는 식단이 된다.
■ 도움말 허갑범 허내과 원장,이승남 강남베스트클리닉 원장.
글 심재억기자 jeshim@
일러스트 김정택화백 taxi@
비만 인구가 크게 늘어나면서 덩달아 다이어트가 사회적 관심사가 되고 있는 가운데 비만의 원인이 지방이냐,탄수화물이냐를 두고 논란이 많다.‘지방은 곧 비만’이라는 상식을 뒤집고 다이어트식이라며 돼지껍질 스낵을 즐기는가 하면 인체의 필수 에너지원인 탄수화물이 비만의 주범이라는 주장도 만만찮다.전문가들을 통해 비만 논란의 진위를 짚어 본다.
●‘지방 vs 탄수화물’ 비만논쟁
지방은 농축된 에너지원으로 1g당 9㎉의 열량을 낸다.1g에 4㎉를 내는 탄수화물이나 단백질의 두 배가 넘는다.많이 섭취하면 문제가 될 수밖에 없다.
그러나 일부에서는 탄수화물 섭취를 제한하는 방법으로 살을 뺄 수 있다고 주장한다.바로 ‘앳킨스 다이어트(Atkins diet)’ 방식이다.이 방법이 좋다고 여기는 사람들은 “쌀밥보다 돼지껍질 스낵을 먹는 것이 오히려 다이어트에 좋다.”고 말한다.탄수화물은 섭취한 즉시 에너지로 전환되어 체내의 지방을 소비시키지 못할 뿐더러,남은 탄수화물이 지방으로 전환돼 체내에축적된다는 것.반면 돼지껍질 스낵이나 정제된 지방에는 탄수화물이 거의 들어있지 않으며,지방은 에너지로 전환되는데 시간이 걸리기 때문에 당장 체력을 소모해야 하는 경우 몸속의 지방을 연소시킬 수밖에 없어 자연스레 살이 빠진다고 주장한다.
●지방 다이어트는 안전한가
그러나 전문가들의 생각은 다르다.“탄수화물 섭취를 제한하는 다이어트는 당과 탄수화물 대사 개선이 필요한 사람,즉 선천적인 내분비 질환을 앓고 있는 사람에게만 제한적으로 시도될 수 있는 방법”이라고 지적한다.이들은 당 대사가 느려 정상인보다 많은 지방이 체내에 축적되기 때문이다.
전문가들은 “앳킨스 다이어트의 경우 돼지껍질 대신 체내 콜레스테롤 수치를 높이지 않는 어유(魚油) 등 양질의 지방을 사용해야 하고,단백질과 비타민제제를 따로 섭취해야 하는 등 복잡한 수칙이 필요하다.”며 “건강한 사람이 지방섭취를 통해 다이어트를 시도했다가 오히려 지방이 지나치게 쌓일 위험이 있다.”고 지적했다.
●청소년은 지방이 문제
청소년이나 젊은 층의 비만은 대부분 지방이 문제다.이들이 즐겨먹는 햄버거의 경우,지방 함량이 40%나 돼 삼겹살(25%)보다 많다.맛을 내기 위해 10% 정도의 유지가 포함되기 때문이다.여기에 감자튀김과 콜라를 곁들인 햄버거세트는 한식 세끼의 열량과 맞먹는다.
●중년 이후는 탄수화물이 적
한국인 비만은 지방보다 탄수화물이 문제가 된다.신촌 허내과 원장 허갑범 박사는 “한국인은 섭생의 특성상 고기에서 얻어지는 지방보다 곡류를 통해 섭취하는 탄수화물이 비만의 주요인”이라며 “특히 청소년들이 패스트푸드를 간식으로 먹고,쌀밥으로 다시 끼니를 때우는 식습관은 열량 축적면에서 가히 치명적”이라고 지적했다.
실제로 지방 섭취를 방해해 살을 뺀다는 제니칼은 미국 등지에서 비만 치료보조제로 상당한 효과를 입증했으나 한국인에게서는 거의 효과를 보지 못했다.지방이 아닌 탄수화물이 비만의 원인인 탓이다.
허 박사는 “특히 ‘3백 식품’으로 불리는 흰 쌀밥과 밀가루,백설탕을 가장 경계해야 한다.”고 말한다.이들 식품은 혈당을 급격히 끌어올릴 뿐 아니라 체내 지방으로빨리 전환돼 결과적으로 지방 저장을 촉진하는 신진대사를 습관화하기 때문이다.
●대안은 한식이다
건강한 식단의 영양소 비율은 60(탄수화물):20(단백질):20(지방).그러나 우리는 에너지의 80%를 흰 쌀밥으로 충당한다.그 결과 탄수화물형 비만이 나타난 것이다.
그렇다면 어떻게 먹어야 좋을까.대안은 우리 고유의 식단,즉 한식에 있다.같은 밥을 먹고도 예전에는 비만을 거의 걱정하지 않았다.그 이유는 다양한 곡류와 현미를 주로 먹었기 때문이다.섬유질이 많은 곡류는 소화,흡수가 느리게 진행되기 때문에 혈당이 급격히 높아지는 현상,즉 탄수화물의 지방 전환을 느리게 하며,각종 비타민과 미네랄이 함유된 씨눈이 보존돼 신진대사를 활발하게 한다.
이런 점에서 현미나 잡곡밥,나물류에는 식이섬유는 물론 심장병과 암,노화를 방지하는 식물성 화학물질이 풍부하다.여기에 생선이나 닭가슴살,두부 등 단백질 식품과 된장시래기국을 곁들이면 칼로리는 낮으면서 영양면에서도 손색없는 식단이 된다.
■ 도움말 허갑범 허내과 원장,이승남 강남베스트클리닉 원장.
글 심재억기자 jeshim@
일러스트 김정택화백 taxi@
2003-05-19 28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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