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트로 인사이드] 서울시청사 이전 사실상 백지화

[메트로 인사이드] 서울시청사 이전 사실상 백지화

류길상 기자 기자
입력 2003-05-06 00:00
수정 2003-05-06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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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재청이 최근 서울시 청사를 문화재로 등록키로 하고 이를 예고함에 따라 시 청사를 옮기는 계획이 사실상 백지화됐다.

용산미군기지 터에 신청사를 세우려던 계획의 실현 가능성이 점점 낮아지고 있는 가운데 현 청사마저 문화재로 지정되면 재건축이 불가능하기 때문이다.

등록문화재는 내부를 개조하거나 수선할 수 있지만 외관을 크게 변형시킬 수 없기 때문에 현 청사를 헐고 새 건물을 짓기는 어렵다.시는 최병렬 전 시장 시절 현 청사 자리에 새 건물을 짓는 방안을 검토했었다.

시 고위관계자는 5일 “200억원을 들여 서소문 별관을 리모델링한지 불과 몇년밖에 지나지 않았기 때문에 현 본청-을지로별관-서소문별관 체제가 당분간 유지될 전망”이라고 말했다.거액을 들여 별관을 고쳐놓고 곧바로 신청사를 짓기는 어렵다는 말이다.

문화재 지정으로 청사 부지의 ‘재산 가치’가 떨어지는 점도 이전의 걸림돌이다.

현재 본청 대지면적은 1만 2700㎡,연건평은 2만 500㎡이며 이 가운데 문화재로 등록이 추진되는 구 건물은 7530㎡다.

인근 롯데백화점의 공시지가가 ㎡당 2270만원이고 대한매일신보사도 ㎡당 1800만원에 달하기 때문에 서울시 부지의 공시지가를 ㎡당 1500만원으로 계산하면 대지 가격은 1905억원이 된다.2000만원이라면 무려 2540억원이다.하지만 본관 건물이 문화재로 등록되면 부지 활용도가 떨어져 매각이 여의치 않을 뿐더러 그만큼 매각대금이 적어질 가능성이 있다.

시 관계자는 이에 대해 “청사 부지를 민간에 팔 생각은 없다.”면서 “신청사로 옮기더라도 현 청사는 박물관이나 공원 등 공공용도로 활용할 것”이라고 말했다.

시는 96년 조순 시장 때 용산 미군기지가 이전하면 녹사평역 부근 5만평에 3700억원을 들여 높이 30층,연건평 7만평의 새 청사를 마련한다는 계획을 수립했다.이를 위해 현재 1400억원의 기금을 마련했고 해마다 늘고 있다.

이명박 시장 취임 뒤 청사 이전에 대한 시의 입장은 “당분간은 옮기지 않는다.”는 것이다.용산기지가 이전되면 이 일대에 대규모 공원을 조성할 계획이다.2020년 도시기본계획에 공공청사 용지로 활용할 가능성도 남겨 놨지만 이 시장은 지난 3월 시의회 시정답변에서 “청사이전은 현재 보류된 상태며 즉시 사업에 착수할 여건이 안 된다.”고 밝혔다.

정두언 정무부시장도 “시청을 용산으로 옮길 경우 본부뿐 아니라 여러 부속기관까지 따라 들어가 용산기지터가 망가질 수 있다.”며 신청사 건립에 부정적인 입장을 밝혔다.

시 관계자는 “문화재 등록이 자산관리 차원에서 시에 불리한 건 사실이지만 앞으로 현 부지에 청사를 새로 세워야 할 일이 생기면 문화재 등록을 취소할 수도 있는 만큼 민감하게 반응할 생각은 없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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류길상기자 ukelvin@
2003-05-06 1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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