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려불화를 유화로 되살리니… / 강록사화백 오늘부터 ‘재현전’

고려불화를 유화로 되살리니… / 강록사화백 오늘부터 ‘재현전’

입력 2003-04-29 00:00
수정 2003-04-29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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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존하는 고려불화는 130여점.거의 대부분은 일본에 있고 국내에 10여점,그리고 미국와 독일 등에 몇 점이 있는 게 고작이다.지난 91년 미국 크리스티 경매에서는 14세기 고려불화가 176만달러(22억원)에 낙찰,당시 한국미술품으로는 최고가를 기록해 세인의 관심을 끌기도 했다.불교미술의 백미인 고려불화는 그토록 귀한 만큼 원화를 거의 볼 수 없어 안타까움을 안겨준다.

29일부터 5월4일까지 서울 태평로 서울갤러리에서 열리는 원로 서양화가 강록사(69)의 ‘고려불화재현전’은 비록 유화로 재현한 것이긴 하지만 고려불화의 아름다움과 작풍을 가까이에서 접할 수 있다는 점에서 주목할 만하다.

고려시대의 일반회화는 남아있는 것이 거의 없다.그런 현실에서 고려불화는 당시의 회화 경향을 엿볼 수 있는 유일한 자료다.고려불화 기법의 특징으로는 무엇보다 안료를 섞지 않아 선명함을 극대화한 점을 들 수 있다.때문에 600년 이상의 세월이 지난 지금도 생생한 모습을 유지하고 있다.치밀한 세부묘사에 따른 ‘조화(造化)의 미’도 빼놓을 수 없다.

작가는 고려불화의 정치한 선을 재현하기 위해 고심했다.가는 붓을 다시 잘라 네댓개의 터럭만 남긴 것으로 잠자리 날개 같은 사라를 그렸다.원화에서 긁히고 떨어져나간 부분은 확대경으로 찾아 친절하게 되살려냈다.그렇게 해서 만들어낸 불화는 모두 28점.수월관음도로 대표되는 관음도상과 아미타도상,지장시왕도상,민간신앙도상 등이 망라됐다.작가는 “비록 재현한 것이기는 하지만 유화기법으로 그려낸 것은 전무후무한 만큼 어디까지나 ‘창작품’”이라고 강조한다.전시개막일인 29일 오후 6시에는 범패공연과 점안식 행사도 열릴 예정이다.(02)2000-9737.

김종면기자

2003-04-29 28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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