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라크전이 남긴 것](2)첨단전의 위력

[이라크전이 남긴 것](2)첨단전의 위력

유세진 기자 기자
입력 2003-04-14 00:00
수정 2003-04-14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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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이라크전쟁은 예상보다 훨씬 빨리 끝났고 훨씬 적은 피해를 내며 전쟁에 대한 종전의 개념을 바꾸게 만들었다.전쟁으로 인한 인명피해와 참화를 완전히 막는 것은 불가능했지만 피해를 최소화할 수 있는 가능성을 이번 전쟁은 보여주었다.이에 따라 앞으로 세계 전쟁교본도 새롭게 고쳐질 것으로 보인다.

●오폭 피해는 예상보다 적어

미국은 92년 1차 걸프전 때와 마찬가지로 목표물에 대한 집중 공습으로 전쟁을 시작했다.그러나 1차 걸프전 때 초정밀유도 폭탄이 전체 투하폭탄의 10%에 그친 것과 달리 이번 전쟁에서는 그 비율이 거의 90%에 달했다.또 정확성도 과거와는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높아졌다.목표물의 위치를 정확히 파악하는 GPS(지구위치추적시스템) 기술의 발달과 이라크군의 정황을 수집한 특수부대의 활동이 정확도를 높이는데 기여했다.이는 불필요한 희생을 최소화하는데 크게 도움이 됐다.물론 이라크 북부에서 60여명의 쿠르드족 병사 사상을 부른 것을 포함해 민간인 거주지역에 미사일이 떨어지는 등 오폭에 의한 피해가 없었던 것은 아니다.그러나 전체적으로 볼 때 매우 정확한 조준공격을 통해 이라크군에 큰 타격을 가했다고 할 수 있다.이는 이라크군의 전의를 꺾어 미군이 당초 가장 두려워했던 시가전을 피할 수 있게 만들었다.

전쟁 발발 초기에만 해도 미 언론들은 미군의 전략을 집중 성토했다.압도적 병력을 동원했던 1차 걸프전 때와 달리 충분한 병력을 동원하지 않았다며 미군의 피해가 커지고 전쟁이 오래 갈 것을 우려했다.

●병력수보다 火力이 승리 좌우

미 지상군은 상대적으로 가벼운 무장만 한 채 바그다드 포위·압박을 목표로 신속하게 바그다드로 진격했다.포위된 상태에서 미군이 가하는 선택적인 공격의 정확도는 이라크군의 사기를 처음부터 무너뜨렸다.

이라크군이 전쟁 발발 전부터 전력면에서 상대할 수 없는 미국과의 전쟁을 피하려 했다는 분석도 있다.실제로 이라크 공화국수비대의 한 장교는 영국 BBC에 이라크군 대부분이 전쟁이 시작된 뒤 매일 도망칠 궁리만 했다고 밝혔다.그는 또 이라크군은 자신들의 가족과 재산을 파괴하지 않기 위해 시가전을 원치않았다고 말하기도 했다.그러나 첨단무기의 위력과 내부 봉기를 유도하는 선전전에 이라크군이 자멸했다는 것이 이번 전쟁에 대한 더 정확한 평가일 것이라고 미 전사연구가들은 말한다.1차 걸프전 때만 해도 병력 수의 압도가 필요했지만 병력 수에 관계없이 전쟁장비의 압도만으로도 전쟁을 승리로 이끌 수 있음을 이번 전쟁은 보여주었다.

유세진기자 yujin@
2003-04-14 4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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