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린이 퀴즈프로 사행심 조장 ‘눈살’/SBS ‘헬로우 퀴즈짱’

어린이 퀴즈프로 사행심 조장 ‘눈살’/SBS ‘헬로우 퀴즈짱’

입력 2003-04-02 00:00
수정 2003-04-02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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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점수를 거세요~.”

SBS ‘헬로우 퀴즈짱’(연출 최장원,월~금 오후 4시15분)은 지난 1월 시작한 초등학생 대상 퀴즈 프로그램이다.제작진은 “퀴즈 대결로 경쟁력 있는 어린이를 선발해 최고 400만원의 장학금을 주고,연말결선 우승자는 한국 유니세프의 어린이 친선 홍보대사로 임명한다.”고 말한다.

그런데 아이들의 ‘경쟁력’을 판단하는 방법이 매우 독특하다.24개의 주관식 문제를 3단계로 나누어 퀴즈대결을 벌인다.2단계에서는 문제가 씌어 있는 카드를 어린이들이 직접 선택한다.운이 좋으면 문제를 풀 것도 없이 점수를 공짜로 얻고,점수는 물론 게임기 등 선물이 덤으로 오는 ‘대박’카드도 숨겨져 있다.

압권은 최종 승자를 가리는 3단계.어린이들은 벌어놓은 점수를 일정량 베팅한다.올인으로 일발역전도 가능하지만,틀리면 쪽박을 찰 수도 있다.시청자 게시판에는 “일발역전이 어렵다.”면서 “문제가 나오기 전에 점수를 베팅하게 해서,이변이 일어날 가능성을 조금이라도 높이자.”고 진지하게 제안하는 어린이도 있다.

시청자들은 당연히 “초등학생을 대상으로 한 프로가 너무한 것 같다.”는 반응을 보인다.장학명(29·회사원)씨 등은 “아이들에게 사행심을 조장할 수도 있지 않으냐.”고 우려했다.

그러나 제작진은 “물론 0점이 될 수도 있겠지만,아이들이 이런 경험을 통해서 자신의 선택에 신중하고 책임을 지는 어른으로 자라나길 기대한다.”고 강변했다.

다른 지상파 방송사의 퀴즈 프로 연출자도 “정보와 오락을 동시에 제공하는 인포테인먼트 프로그램에서 최소한의 극적 장치는 불가피하다.”고 동조했다.

참여한 어린이들이 지루하지 않도록 새로운 승부 방법을 만드는 것은 좋은 일이다.

그러나 ‘점수 놓고 점수 먹기’가 아이들에게 ‘선택의 신중함과 책임감’을 길러준다면,학교 앞 좌판에서 ‘자신의 책임 아래 신중’하게 ‘뽑기’ 등을 하는 어린이들을 말릴 근거는 사라진다.“자극에 예민한 어린이들에게 사행심을 조장할 수 있다.”는 시청자들의 목소리에 제작진은 귀를 기울여야 하지 않을까.

채수범기자 lokavid@
2003-04-02 29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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