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광림의 플레이볼] 찬호, 긴장감 떨쳐라

[김광림의 플레이볼] 찬호, 긴장감 떨쳐라

김광림 기자 기자
입력 2003-03-13 00:00
수정 2003-03-13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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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긴장감을 떨쳐라.” “목표는 뚜렷하게 하라.”

미국 프로야구 메이저리그에서 활약하고 있는 박찬호에게 하고픈 얘기다.박찬호에게 지난 시즌은 악몽과도 같았을 것이다.하지만 갑작스러운 부진에 견줘 정신적으로는 오히려 강건해졌을 것이란 생각을 해본다.

정확히 1년 전.그는 새로운 팀(텍사스 레인저스)에 합류했고,팀 동료들이나 구단 관계자들도 에이스에 걸맞은 승수를 올려줄 것으로 굳게 믿었을 것이다.

그러나 시즌이 시작되면서 크고 작은 부상이 끊이지 않았고,이에 따른 저조한 성적으로 더욱 마음이 조급해졌을 것이다.시즌 내내 구단의 따가운 시선과 주위 동료들의 눈총을 받으며 결국 두자리 승수(9승8패) 달성에 실패한 채 시즌을 접어야만 했다.

부상이란 변수도 있지만 중압감으로 인해 자신을 다스리지 못한 것이 가장 큰 부진의 원인일 것으로 보인다.

특급투수 톰 시버는 “메이저리그 선수들의 육체적인 능력에는 별 차이가 없다.마찬가지로 팀들 사이에도 큰 차이는 없다.

결론적으로 이기는 팀과 지는 팀을 나누는 결정적인 요소는 바로 정신자세라는 것을 난 분명히 믿는다.”라고 말했다.

필자도 3할 타율에 이어 골든글러브까지 석권한 해에 트레이드된 일이 있다.팀을 옮긴 뒤 전년의 뛰어난 성적 때문에 상당한 압박감을 느꼈다.

시즌 내내 중압감을 갖고 뛴 결과 2할4푼의 평범한 성적에 그쳤다.하지만 주위의 기대치가 낮아지자 부담감 없이 경기에만 몰두하게 됐고,결국 타격왕(95년)에 올랐다.

요즘 메이저리그는 정규시즌 개막을 앞두고 시범경기가 한창이다.박찬호의 텍사스는 지난해 오렐 허샤이저 투수코치에 이어 올해는 LA시절 ‘찰떡 궁합’을 과시한 채드 크루터 포수까지 영입하면서 박찬호의 부활을 기대하고 있다.

하지만 시범경기의 성적만을 놓고 보면 지난해보다 좋아진 면이 전혀 없어 실망감을 안겨주기에 충분하다.

박찬호에겐 지금이 가장 중요한 시기다.다시 한번 마음가짐을 가다듬고 목표를 굳게 다지자.

적당한 긴장감이 아닌 지나친 긴장감(압박감)은 반드시 슬럼프로 이어지기 마련이다.

광주방송 해설위원 kki33@hanmail.net
2003-03-13 3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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