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언대] 우리사회의 고질병 ‘연령차별’

[발언대] 우리사회의 고질병 ‘연령차별’

주명룡 기자 기자
입력 2003-03-10 00:00
수정 2003-03-10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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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으로 건너간 어느 사업가는 ‘미국에는 인종차별이 있지만,한국에는 이보다 더한 인간 차별이 있다.’는 말을 했다.장애인,비정규직 근로자,외국인 근로자,여성,지방대졸업생은 한국에서 대표적으로 차별받는 5대 그룹이라고 한다.

새 정부도 이러한 현실을 정확히 인식해 무엇보다 먼저 ‘5대 차별 해소’라는 국정과제를 제시한 바 있다.그러나 새 정부는 ‘차별의 원조’라 할 만한 이 사회의 큰 고질병을 간과하고 있다.이 병은 개인과 사회에 너무나 깊고 널리 퍼져 있다.

그것은 바로 ‘연령차별’이란 고질병이다.흔히 우리는 일상생활에서 ‘나이도 어린 것’이니 ‘나이가 너무 많아서’라는 차별적인 말을 아무 생각 없이 쓴다.어디 그뿐인가.신입사원 채용공고에서 ‘남자 몇년생 이후 출생자,여자 몇년생 이후 출생자’라는 문구를 흔히 볼 수 있다.

우리사회에 청년실업이 급증하는 이유 중의 하나가 바로 ‘연령’이라는 장벽으로 젊은이들의 사회진입을 막는 편견과 차별이다.졸업후 한두 해만에 취업문턱을 넘지 못하면 입사원서를 쓸 기회조차얻을 수 없는 것이 대한민국의 현실이다.40∼50대 장년은 또 어떤가.‘나이를 먹었다.’는 이유만으로 해고의 우선대상이 되고,재취업의 문턱은 높기만 하다.

연령차별은 나이를 먹으면 먹었다는 이유로,어리면 어리다는 이유로 당할 수밖에 없는 그야말로 ‘이현령비현령(耳懸鈴鼻懸鈴)’식의 불합리와 차별을 내포한 우리사회의 고질병이다.

새 정부가 내놓은 ‘5대 차별 해소’라는 거창한 국정과제는 우리가 날마다 보는 채용광고에 ‘몇년생 이후 출생자에 한함’같은 차별적인 문구가 사라지는 날 가능하지 않을까.

주 명 룡

대한은퇴자협 회장 대한매일 자문위원
2003-03-10 15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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