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EO칼럼] 바람직한 모델 - 휴대폰산업

[CEO칼럼] 바람직한 모델 - 휴대폰산업

이희국 기자 기자
입력 2003-03-03 00:00
수정 2003-03-03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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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은 1995년에 처음 1인당 국민소득 1만달러 시대에 진입하는 놀라운 힘을 보여줬다.

그러나 외환위기를 거치면서 어렵게 쌓은 탑은 무너지고 올해나 다시 1만달러를 회복할 것으로 보인다.지난 7년간의 교훈을 토대로 다시 국민소득 2만달러 달성을 국가 경제발전의 목표로 삼아 나아가야 할 때다.그런데 중요한 것은 어떻게 이 목표를 달성해 낼 수 있을까 하는 점이다.

그동안 우리가 빠른 경제 발전을 이룩한 배경에는 한국인이었기에 가능한 면이 많았다.싼 인건비,우수한 인력,잘 살아보자는 국민들의 열정과 노력,국가 주도의 산업정책,대규모 집중 투자를 통한 대기업의 경쟁력,도전적인 중소기업 등이 원동력이었다.

그런데 경제의 발전과 함께 인건비가 계속 뛰면서 많은 일자리가 주변국으로 옮겨 가는 제조업 공동화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그렇다면 높아지는 임금에 걸맞은 일자리를 계속 만들어내기 위해서는 어떻게 해야 하나.

그 출발점은 우리 역사와 문화,국민성이 제공하는 장점을 계속 활용하되,모든 면에서 글로벌기준에 맞추는 양면성을 충족시키는 것이 돼야 한다.

이런 측면에서 바람직한 발전 모델을 최근에 급성장하는 휴대전화 산업의 특성을 통해 살펴보자.휴대전화 산업은 우리 기업들이 세계 시장에서 경쟁력을 높이고 앞으로도 더 큰 시장 점유율을 기대할 수 있는 분야다.

급성장 배경에는 역시 제품개발의 역동성을 들 수 있다.차별화 요소를 적용한 많은 신제품들이 단기간에 개발됐다.이 제품들은 소비층이 다양한 국내에서 1차로 혹독한 테스트를 받는다.여기서 살아남은 모델은 해외 시장에서도 히트 제품으로 떠오른다.이동통신 인프라와 업체들이 치열한 경쟁 속에서도 함께 발전하는 매우 이상적인 환경을 갖고 있는 것이다.

또 휴대전화는 소형이므로 거대한 공장이나 대규모 시설투자가 필요하지 않으며 물류 인프라에도 별다른 제약 조건이 없다.

즉 휴대전화 산업이 지속적으로 발전하기 위하여 요구되는 것은 많은 모델을 신속히 개발하기 위한 기술자와 디자이너,그리고 세계 시장을 대상으로 하는 영업인력이다.

이런 점에서 보면 휴대전화 산업은 높은 인건비를 감당하면서도많은 일자리를 새로 만들어 낼 수 있는 분야다.다양한 모델들을 단기간에 개발해야 하는 특성 때문에 대기업이 비용 절감 등을 이유로 용역 개발을 하게 되므로 많은 협력 업체에도 사업 기회가 생기게 된다.

해외에서는 새로운 기술 규격에 대응하기 위한 연구 인력이 필요하고 현지 사용자의 고유 언어와 서비스에 대응하기 위한 개발 인력들도 요구된다.단계적으로는 생산을 늘려갈 수 있어 현지의 고용 창출에도 기여하게 된다.따라서 과거 다른 제품의 소나기식 수출의 사례에 수반됐던 통상 마찰 문제도 극복할 수 있을 것이다.

휴대전화 산업은 선진국보다 더 짧은 기간에 여러 모델을 개발할 수 있어 한국의 제품개발력을 가장 잘 발휘하는 대표적 업종이다.상대적으로 높은 임금이라도 숙련된 많은 생산직 근로자들이 높은 생산성을 통해 일자리를 늘려 갈 수 있는 고부가가치 제품이란 점도 강점이다.

모델이 쉴 새 없이 교체되므로 숙련된 근로자를 끊임없이 필요로 한다는 점도 중요하다.두뇌,속도,추진력,땀,집념이 이 산업의 성공을 위한 핵심 언어인데 이들은 모두 한국인의 특징을 시사하는 것들이다.휴대전화 산업이 소득 2만달러 시대에 걸맞은 훌륭한 산업 모델을 제시해 주고 있다.

이 희 국
2003-03-03 14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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