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랑스 소설 ‘천사 날다’/ 남자가 되고픈 40대 여성의 고백

프랑스 소설 ‘천사 날다’/ 남자가 되고픈 40대 여성의 고백

입력 2003-02-28 00:00
수정 2003-02-28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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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저씨는 뭘 드릴까요?”라는 빵집 아가씨의 말에 감격한 한 여인이 있다.시인 김춘수 식으로 말하자면 그 아가씨가 ‘아저씨’로 불러주기 전까지 그는 아저씨가 되기를 갈망하는 아줌마에 불과했다.

아저씨라는 말을 듣고 기뻐하는 여인? 눈치빠른 독자라면 양성 인간의 이야기임을 알아챌 것이다.40년 동안을 여자로 살면서도 남자가 되고픈 꿈을 버리지 않은 그의 이름은 폴.소녀적 이름은 드니즈다.

양성성을 소재로 한 프랑스 소설 ‘천사,날다’(현대문학 펴냄,박지나 옮김)가 나왔다.작가는 1987년 프랑스의 권위있는 문학상인 공쿠르상을 수상한 바 있는 노엘 샤틀레.

작품은 여성으로 태어났지만 남성 성징이 나타난 이후 남성이 되기를 바라며 평생을 보낸 폴(드니즈)의 내밀한 고백록이다.

그는 어릴 적부터 인형놀이보다는 철봉에 매달리는 게 더 재미있었고,엄마보다는 아빠의 역할을 더 따라했다.그러다 변성기를 거치며 남자가 되기를 바라고 그렇게 새로 태어났다고 생각하는데 현실은 두 성징이 동시에 나타났다.

이후 양성성과의 처절한 싸움에 지쳐 정신병자 요양소로 가는 등 극단의 절망을 겪은 뒤 자신의 존재를 인정해주는 사람을 만나 희망을 갖게 되고 수술을 통해 남자로 다시 태어난다는 게 주된 얼개다.하지만 재생한 폴은 그냥 남자가 아니라,자신 안의 다른 존재인 드니즈와 조화를 이룬 아름다운 인간 즉,천사였다.

읽다 보면 소설은 그 소재처럼 기이하게 다가오지 않는다.오히려 처절한 싸움을 통해 불행에서 행복을 찾는 폴의 모습은 인간존재의 본질을 생각하게 만든다.8000원.

이종수기자
2003-02-28 20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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