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가 600붕괴 배경·전망/ 증시 ‘2분기회복’ 물건너가나

주가 600붕괴 배경·전망/ 증시 ‘2분기회복’ 물건너가나

입력 2003-01-28 00:00
수정 2003-01-28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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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정학적 리스크’인가,‘펀더멘털’이 문제인가.

허약체질로 변해버린 증시가 별 것 아닌 악재들도 소화해내지 못한 채 비틀거리고 있다.지난 14일 간신히 650선대에 한발을 걸쳤던 종합주가지수는 이후 단한번도 이렇다할 시세분출을 보여주지 못한채 하락일로를 걸었다.27일엔 지난주말의 미국 증시 약세에다 이라크전쟁 불안감,인터넷 대란 등이 장초반부터 지수를 끌어내려 지난해 10월11일의 연 저점(587.51) 수준을 위협했다.코스닥지수는 더욱 민감하게 반응해 종전 사상최저치(43.67)를 갈아치웠다.

전문가들은 대내외 악재가 동시다발적으로 터져나온 것은 사실이지만 증시가 지나치게 과민반응하고 있다고 우려한다.이에 따라 최근 증시의 기력이 소멸된 것이 단순한 정치적 불확실성 때문이 아니라 경기 펀더멘털 자체에 대한 근본적 회의를 내포하고 있는 게 아니냐는 우려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대부분의 증시 관계자들이 예측한 올 하반기 경기 및 주가반등 시나리오가 증시에서부터 흔들리고 있다.

●증시 기진맥진

추세적 하락세에다 인터넷대란에 따른 HTS(홈트레이딩 시스템) 위축 등이 겹쳐 27일 거래소의 거래량은 연중 최저수준으로 떨어졌다.올들어 고객예탁금도 7조원대로 떨어져 내린 지 오래다.증시 수급기반이 무너지면서 별 것 아닌 악재 하나에도 프로그램매물이 쏟아져나오고 있다.증기 기반 자체가 취약하다보니 많지 않은 프로그램 물량에도 지수 자체가 흔들리는 악순환이 되풀이되고 있다.

SK증권 황승완 연구원은 “기관들의 비차익거래 출회 가능 물량이 아직도 5000억∼6000억원어치 가량 남아있는 것으로 본다.”면서 “향후 로스컷(손실을 줄이기 위한 매도) 매물의 출회 가능성이 증시에 부담을 주고 있다.”고 분석했다.

●증시 과민반응?

‘매도가 매도를 부르는’ 이같은 악순환에 대해 전문가들은 뚜렷한 이유가 없다는 점이 더 큰 문제라고 지적한다.대우증권 김성주 투자분석팀 과장은 “구태여 이유를 대라면 미국 기업들의 지난해 4·4분기 및 올해 1·4분기 실적이 기대 이하라는 점,이라크 전쟁문제 등을 꼽을 수 있겠지만 모두 그동안 질질 끌어오면서 시장에 알려질대로 알려진 재료”라면서 “건전한 시장이라면 지금쯤은 이 문제들에 대해 내성이 길러진 상태였어야 하는 게 아닌가 우려스럽다.”고 말했다.

LG투자증권 황창중 투자전략팀장은 “지정학적 리스크 자체보다는 그것이 국제경제에 가져다준 부정적 영향력이 더 문제”라면서 “유가 고공행진,환율하락 등이 동반되면서 지정학적 리스크가 주가하락의 만성변수가 되고 있다.”고 분석했다.

●“증시전망 불투명,경기전망 다시 써야 할지도”

증시가 끝없는 하락의 나락에 빠져들자 올해 경기전망 자체를 의심해봐야 한다는 주장이 나오고 있다.지난해말 각 증권사들은 올해 경기가 IT(정보기술) 회복세에 힘입어 2분기에 바닥을 찍고 3분기에는 날아오를 것으로 내다봤다.이에 따라 이르면 2분기부터는 선행지수인 주가가 움직이기 시작할 것이라고 분석했다.하지만 어쩌면 이같은 경기전망 자체를 다시 써야 할지도 모른다는 얘기들이 나오고 있다.

미래에셋투신운용 이종우 투자전략센터 실장은 “곧 발표될 미국 경제성장률이 1% 이하로 떨어질 가능성이 상존하는가운데 국내경기도 지난해말 이후 4%대의 성장세에 머물고 있다.”면서 “미 IT기업들의 우려스런 실적발표 추세가 이어진다면 IT를 엔진으로 한 경기상승에 대한 희망은 접어야 할 지도 모른다.”고 말했다.

손정숙기자 jssohn@
2003-01-28 10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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