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길섶에서] 어떤 해석

[길섶에서] 어떤 해석

양승현 기자 기자
입력 2003-01-20 00:00
수정 2003-01-20 00:00
  • 기사 읽어주기
    다시듣기
  • 글씨 크기 조절
  • 댓글
    0
학창시절을 돌아보면 어느 학교나 한두 명의 특이한 친구가 있기 마련이다.지금은 법조인인 한 친구가 있었는데 수업시간에 엉뚱한 소리를 잘해 분위기를 흐려놓곤 했다.예컨대,만해 한용운의 시 ‘님의 침묵’의 ‘님’이 왜 꼭 조국이어야 하느냐고 따지는 식이었다.만해도 사랑하는 여인을 가슴에 두고 쓴 시일 수도 있지 않으냐고 성숙한(?) 질문을 던지는 것이다.

친구따라 강남을 간다고 했던가.엉뚱함이 영 싫으면서도,알게 모르게 그 친구의 재기가 무척 부러웠던 모양이다.그의 기상천외한 재기에는 늘 못미쳤지만,내 깐에는 머리 속에서나마 다르게 읽어보려고 애썼다.

최근 정말 오랜만에 그 친구를 만나 식당을 찾았는데,술 기운이 오르면서 옛날 일이 떠올라 ‘너 법조문은 다르게 해석하지 않았던 모양이지.’라며 딴죽을 걸었다.그리곤 벽에 걸린 ‘德不孤 必有隣(덕은 결코 외롭지 않고 반드시 그 이웃이 있다.)’이라는 액자를 보고 ‘나는 덕을 진실로 읽고 있다.’고 했다.그랬더니 녀석은 겸연쩍게 ‘그래라.’며 웃어버렸다.

양승현 논설위원

2003-01-20 7면
Copyright ⓒ 서울신문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재배포, AI 학습 및 활용 금지
close button
많이 본 뉴스
1 / 3
불장인 국내증시에서 여러분의 투자성적은 어떤가요?
코스피가 사상 최고치를 거듭 경신하며 5000선에 바짝 다가섰다. 연초 이후 상승률은 15% 안팎으로, 글로벌 주요 증시 가운데 가장 가파르다. 하지만 개인투자자 수익률은 외국인의 절반에 그치고 있다. 여러분의 수익률은 어떤가요?
1. 수익을 봤다.
2. 손해를 봤다.
광고삭제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