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굄돌]인간적인 감사인사

[굄돌]인간적인 감사인사

오병권 기자 기자
입력 2003-01-11 00:00
수정 2003-01-11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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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국여행을 하다 보면 잘 사는 나라일수록 남들의 호의에 감사를 표시하는 방식에 능숙하다는 것을 느낀다.큰 도움이 아닐지라도 지나가다 떨어뜨린 물건을 주워준 사람이나,문을 열어준 사람,간혹 순서를 양보해 준 사람 등 어찌 보면 사소한 일에 반사적으로 튀어나오는 감사인사가 삶에 배어 있다고 느끼게끔 행동한다.

우리의 감사 인사는 아직 어색하다.물론 예전보다는 표현력이 대단히 좋아진 것은 분명한 사실이다.이러한 표현도 아직까지는 젊은 사람들이 더 적극적이다.그러나 젊은이들의 적극적인 감사표시가 나이 드신 분들의 이맛살을 찌푸리게 하는 일도 더러 있다.형식적이고 무성의하게 감사를 표하는 것은 안 하느니만 못하다는 뜻이다.

얼마전 일이다.연세가 많으신 분이 운전하는 차량에 동승했는데 젊은이가 운전하는 차량이 갑자기 끼어 들더니 비상 깜빡이를 켜는 것이었다.아마도 뒷 차량 운전자에게 양보해줘서 감사하다는 표시로 비상등을 켠 것일 터이다.그러나 운전하시던 분이 “아니 저 녀석이 누굴 놀리나!”하며 화를 내는 모습을 보고,비상 깜빡이 등을 감사 표시로 이해하기에는 오해의 소지가 너무 많다는 생각이 들었다.

오랜 기간 운전한 사람일수록 관념 속에 자리잡은 비상 깜빡이는 “위험하니 주의하라.”는 경고 메시지이기 때문이다.또 운전자들 사이의 감사표시는 아주 오랫동안 손을 드는 방법을 써왔고 지금도 손을 들어 표하는 감사표시는 아무런 거부감 없이 받아들여진다.그런데 갑자기 사람의 손이 아닌 기계를 통해 감사표시를 전하는 것은,받아들이는 사람으로서는 수용하기 어려운 행동이기 때문이다.

아무리 문명이기들이 사람의 일을 대신한다 하더라도 감사의 인사나,사과는 직접 전달해야 효과가 높다.혹 지금도 비상 깜빡이 등이 감사의 의미를 전달한다고 생각하는 분이 있다면 손을 들어 직접 감사의 뜻을 표하는 방식으로 바꾸어 주기를 바란다.인간의 따뜻한 느낌을 서로 전하며 모든 사람의 몸에 감사의 표현이 밴 아름다운 세상을 만드는 작은 발걸음이 되지 않을까 하는 생각에서….

오 병 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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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시향 기획실장
2003-01-11 13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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