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에게도 ‘삼선개헌 반대’를 외치며 거리를 누비던 시절이 있었습니다.허리띠 졸라매고 한푼두푼 아껴가며 자식들 키웠습니다.그런데 돌아온 것은 ‘기득권층’이니 ‘보수세력’이니 하는 싸늘한 조소뿐입니다.”
수원에서 중소기업체를 운영하는 이희강(53)씨는 민주당 노무현(盧武鉉) 후보의 승리로 끝난 16대 대선 개표방송을 보면서 씁쓸한 감정을 지울 수 없었다.사흘 전 딸과 지지후보 문제로 입씨름을 벌이다 기성세대는 역사 발전의 걸림돌이라는 말까지 들었다는 이씨는 “젊은세대가 기성세대의 고뇌와 아픔을 너무 몰라준다.”며 서운함을 감추지 않았다.
세대별로 지지후보가 뚜렷이 갈렸던 이번 대선에서 20,30대의 압도적 지지를 얻은 노 후보가 당선됨에 따라 이회창(李會昌) 후보의 지지층이 두꺼운 중장년층은 상대적으로 소외감을 느끼고 있다.
대기업 임원인 정윤호(50)씨는 “민주화 시대를 거쳐오면서 ‘진보’를 이야기하지 않고는 왠지 떳떳할 수 없다는 분위기가 팽배한 것 같다.”면서 “젊은이는 진보,나이든 사람은 보수라는 식의 이분법 시각이 부담스럽다.”고 털어놨다.퇴직교사인 박순철(64)씨는 “이 후보를 지지한 우리 세대가 사회로부터 ‘팽’당하는 느낌마저 받았다.”면서 “우리 세대는 역사의 후퇴가아닌 안정적이고 점진적인 사회변화를 원했을 뿐”이라고 항변했다.
기성세대가 변해야 한다는 자성의 목소리도 있다.목사 이경석(66)씨는 “전쟁과 가난을 체험하고 정권의 왜곡된 안보논리를 주입받으며 자란 기성세대가 개혁이라는 대세를 따라가지 못하고 있다.”면서 “대선을 통해 드러난사회의 개혁 열망을 진지하게 되돌아볼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연세대 사회학과 김호기 교수는 “세대간 가치지향의 차이는 어느 시대에나 존재한다.”면서도 “그것이 이번 대선에서처럼 극단적인 형태로 표출된다면 사회변화에 대한 적응력이 떨어지는 중장년이나 노년층의 고립이 심화될수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김 교수는 소외된 연령층을 껴안으려는 시민사회의 노력과 세대간의 차이를인정하고 상대방의 가치를 이해하려는 열린 자세가 절실하다고 덧붙였다.
이세영 박지연기자 sylee@
수원에서 중소기업체를 운영하는 이희강(53)씨는 민주당 노무현(盧武鉉) 후보의 승리로 끝난 16대 대선 개표방송을 보면서 씁쓸한 감정을 지울 수 없었다.사흘 전 딸과 지지후보 문제로 입씨름을 벌이다 기성세대는 역사 발전의 걸림돌이라는 말까지 들었다는 이씨는 “젊은세대가 기성세대의 고뇌와 아픔을 너무 몰라준다.”며 서운함을 감추지 않았다.
세대별로 지지후보가 뚜렷이 갈렸던 이번 대선에서 20,30대의 압도적 지지를 얻은 노 후보가 당선됨에 따라 이회창(李會昌) 후보의 지지층이 두꺼운 중장년층은 상대적으로 소외감을 느끼고 있다.
대기업 임원인 정윤호(50)씨는 “민주화 시대를 거쳐오면서 ‘진보’를 이야기하지 않고는 왠지 떳떳할 수 없다는 분위기가 팽배한 것 같다.”면서 “젊은이는 진보,나이든 사람은 보수라는 식의 이분법 시각이 부담스럽다.”고 털어놨다.퇴직교사인 박순철(64)씨는 “이 후보를 지지한 우리 세대가 사회로부터 ‘팽’당하는 느낌마저 받았다.”면서 “우리 세대는 역사의 후퇴가아닌 안정적이고 점진적인 사회변화를 원했을 뿐”이라고 항변했다.
기성세대가 변해야 한다는 자성의 목소리도 있다.목사 이경석(66)씨는 “전쟁과 가난을 체험하고 정권의 왜곡된 안보논리를 주입받으며 자란 기성세대가 개혁이라는 대세를 따라가지 못하고 있다.”면서 “대선을 통해 드러난사회의 개혁 열망을 진지하게 되돌아볼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연세대 사회학과 김호기 교수는 “세대간 가치지향의 차이는 어느 시대에나 존재한다.”면서도 “그것이 이번 대선에서처럼 극단적인 형태로 표출된다면 사회변화에 대한 적응력이 떨어지는 중장년이나 노년층의 고립이 심화될수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김 교수는 소외된 연령층을 껴안으려는 시민사회의 노력과 세대간의 차이를인정하고 상대방의 가치를 이해하려는 열린 자세가 절실하다고 덧붙였다.
이세영 박지연기자 sylee@
2002-12-21 9면
Copyright ⓒ 서울신문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재배포, AI 학습 및 활용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