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굄돌]작은 이들의 승리

[굄돌]작은 이들의 승리

김민식 기자 기자
입력 2002-12-07 00:00
수정 2002-12-07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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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 겨울에 개봉하는 할리우드 영화 중 최대 기대작은 역시 ‘해리 포터’와 ‘반지의 제왕’속편들이다.이 두 영화는 베스트셀러 판타지 소설을 영화화한 공통점이 있는데,그 이야기 구조를 들여다 보면 판타지 영화의 공식이 눈에 띈다.

두 영화의 주제는 힘없고 작은 이들이 거대한 세력에 대항해 싸운다는 것이다.

‘해리 포터’와 ‘반지의 제왕’의 캐릭터들을 살펴 보면 악의 세력을 규합하는 절대악(볼더모트·사우론),그에 대항하는 여리고 힘없는 주인공(해리포터·프로도),주인공을 돕는 강하고 착한 마법사(덤블도어·간달프),그리고 주인공과 여정을 함께하는 평범한 친구(론 위즐리·샘 갬지) 등등.약하지만 잠재력을 가진 주인공이 주위의 평범한 친구들의 도움으로 강대한 적에 대항해 싸운다는 것이 판타지 소설이 애용하는 줄거리인가 보다.

이런 판타지 같은 이야기가 실제로 일어나는 곳이 있다.바로 한국 영화계다.세계 영화계를 둘러봤을 때,자국의 자본과 기술로 만든 영화로 할리우드 영화를 상대하는 나라,자국 영화 점유율이 절반 가까이되는 나라(올 상반기기준 46.1%)는 열 손가락을 꼽기 힘들다.

그리고 올 상반기 최고의 흥행성적을 올린 영화는 바로 ‘집으로…’이다.(‘해리 포터’와 ‘반지의 제왕’1편들을 꺾고!)

세계 영화시장을 석권하는 할리우드 대작 영화들이 한국에서는 내로라할 스타 한명 없이 저예산으로 만든 작은 영화 한편에 밀렸다는 얘기다.물론 ‘집으로…’가 성공할 수 있었던 건 든든한 배급사가 마케팅과 배급력에 힘을실어준 덕분이기도 하다(마치 강력한 마법사 친구처럼).하지만 역시 ‘집으로…’성공의 일등공신은 돈을 내고 이 작은 영화를 찾아준 관객들이다.

올 겨울에도 많은 한국영화들이 할리우드 대작들과 관객을 두고 다툴 것이다.난 이번에도 ‘집으로…’같은 우리의 작은 영화들이 선전하길 기대한다.

판타지 영화에서 주인공을 돕는 친구처럼 한국영화의 진정한 친구,관객들이우리 영화를 아끼는 한 그 싸움은 그다지 힘겹지는 않으리라 생각한다.

김민식 MBC PD
2002-12-07 15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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