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감위 압력에 은행장 사퇴”

“금감위 압력에 은행장 사퇴”

입력 2002-11-22 00:00
수정 2002-11-22 00:00
  • 기사 읽어주기
    다시듣기
  • 글씨 크기 조절
  • 댓글
    0
조흥은행 행장을 두 차례나 역임한 위성복(魏聖復·사진·63) 조흥은행 이사회 회장이 금융감독위원회의 압력으로 1998년 당시 행장에서 물러났다고 주장해 파문이 일고 있다.금융계에서는 현 정부들어 금융권의 실세로 통해온 위 회장이 당국의 압력으로 사퇴했다는 그의 주장에 대해 ‘그럴리가’라는 반응이다.

위 회장은 21일 출간한 회고록 ‘뱅크 서바이벌 게임’에서 “충북·강원은행 합병 당시 금감위에서 사퇴를 종용해 어쩔 수 없이 은행장에서 물러났다.”며 “은행장으로 취임한 지 고작 3개월 7일만이었다.”고 아쉬웠던 심경을 토로했다.

위 회장은 당시 이헌재(李憲宰) 금감위원장이 “충북·강원은행은 독자생존을 할 수 없는 게 명확하지만 정치인들은 당신이 국민의 정부와 관련(위 행장은 전남 장흥 출신에다 광주고 졸업)이 있어 조흥은행을 봐주고 있다고 오해하는 탓에 구조조정을 과감히 처리할 수 없다.”는 고충을 털어놨다고 전했다.

이에 위 회장은 “너무 지쳤던데다 두 은행의 조직적인 저항이 부담스러워‘내가 그렇게 큰 장애가 되는 인물인지 몰랐다.그렇게 어려우면 내가 그만두겠다.’고 쉽게 말해버렸다.”고 회고했다.그는 사퇴의 조건으로 조흥은행의 처리방향을 제시할 것과 다른 경영진에게는 책임을 묻지 말 것을 요구했으나 98년 11월24일 금감위에서 요구사항에 대한 답변도 없이 사표제출 여부를 체크해 오기 시작해 옥신각신 승강이가 벌어졌다고 밝혔다.그리고 이틀후 금감위 회의에 조흥은행 처리방안이 즉석 상정됐으나 결론이 나지 않자당시 윤원배 금감위 부위원장이 전화를 걸어와 ‘안건 통과 전에 사표를 내야 제재형태가 되지 않아 앞으로 활동을 할 수 있다.’고 종용,결국 사표를 내게 됐다는 것이다.

위 회장은 2000년 금융파업을 막지 못한 것은 금감위의 잘못된 대처방식 때문이었다고 강도높게 비판했다.금감위가 당시 문제있는 금융기관들의 현황과 향후 처리방안에 대한 큰 그림을 밝히는 등 적극적으로 대처해야 했지만 그같은 공식발표가 전혀 없었다고 지적했다. 그는 고객에게 백 번 잘해도 한번 못하면 소용없다는 ‘100-1=0’,음식이 아무리 싱거워도 고객이짜다고 항의하면 정말로 짠 것이라는 ‘고객이 짜다면 짜다.’ 등의 고객만족 경영관도 소개했다. 위 회장은 지난 64년 조흥은행에 입행해 98년 행장을 지낸뒤 99년 행장을 다시 맡았고,지난 3월 이사회 회장으로 취임했다.출판기념회는 22일 서울 소공동 롯데호텔에서 열린다.

김유영기자 carilips@
2002-11-22 10면
Copyright ⓒ 서울신문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재배포, AI 학습 및 활용 금지
close button
많이 본 뉴스
1 / 3
탈모약에 대한 건강보험 적용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이재명 대통령이 보건복지부 업무보고에서 “탈모는 생존의 문제”라며 보건복지부에 탈모 치료제 건강보험 적용을 검토하라고 지시했다. 대통령의 발언을 계기로 탈모를 질병으로 볼 것인지, 미용의 영역으로 볼 것인지를 둘러싼 논쟁이 정치권과 의료계, 온라인 커뮤니티로 빠르게 확산하고 있다. 당신의 생각은?
1. 건강보험 적용이 돼야한다.
2. 건강보험 적용을 해선 안된다.
광고삭제
광고삭제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