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겨울 이른 아침.충주호는 뽀얀 물안개를 뿜으며 잠을 깬다.마치 촌부가긴 밤 달게 자고 나와 기지개 켜며 토해내는 입김처럼 모락모락 피어나는 물안개는,보는 것만으로도 훈훈함을 느끼게 한다.
물안개 자욱한 충주호반 드라이브는 이맘때 충주호 나들이의 백미다.감상시간은 불과 한 시간 정도.
동틀 무렵,597번 호반도로 한 쪽에 차를 세웠다.비소식이 있어 걱정했는데 기상예보를 비웃기라도 하듯 날씨가 쾌청했다.물안개는 낮과 밤 기온차가 큰 맑은 날 아침에 진면목을 볼 수 있다.
어둠이 가시자 마치 기다렸다는 듯이 뽀얗게 끼기 시작하는 물안개.처음엔 아지랑이처럼 곱게 피어나더니 바람을 따라 수면위를 구르듯 움직인다.해가 얼굴을 내밀면서 햇살을 받은 물안개 색깔이 한층 선명하다.
그러기를 30여분이나 지났을까.물안개 색깔이 점점 짙어지는가 싶더니 호수는 마치 김을 펄펄 뿜어대는 듯한 ‘거대한 온천’으로 탈바꿈한다.
“꼭 온천같네.어디 미역이나 한번 감아볼까?”
지난 폭우때 밀려내려온 쓰레기더미를 치우던 한 인부가 던진 우스갯소리가 농담처럼 안들린다.
“오늘은 아무것도 아니에요.좀더 기온차가 큰 어떤 날은 정말 호수에 뛰어들고 싶은 마음이 생긴다니까요.”
새벽부터 카메라 셔터를 연신 눌러대자 처음엔 ‘혹시 행정기관에서 작업하는데 잘못한 것이 있어 감시나온 게 아닐까?’ 하고 뜨악하게 보던 인부들이 일손을 멈추고 한마디씩 끼어든다.
해가 충주호 동쪽 금수산 위로 한 뼘쯤 올라갈 즈음 물안개는 잦아들고 햇살에 반사된 물결이 눈부시게 반짝인다.이때쯤 되면 물안개에 가려 제모습을 보여주지 못했던 호수 건너편 산들의 오색단풍이 빛을 내기 시작한다.
날씨는 추워졌지만 충주호 인근 단풍은 아직 한창이다.호수를 끼고 단풍 드라이브를 즐기기엔 597번 도로가 단연 압권.중앙고속도로에서 빠져나와 우회전해 청풍문화재단지까지 이어지는 15㎞ 길이다.
충주호를 끼고 달리다 보면 왼쪽으로 당두산이 보이고,이어 기암괴석이 솟은 바위산인 금월봉이 앞을 가로막는다.당두산(497m)은 별로 높지는 않지만 형형색색 단풍옷을 갈아입고 호수를 마주한 자태가 제법곱다.금월봉은 원래 산은 아니고 지난 93년 한 시멘트공장에서 진흙을 채취하던중 발견된 기암괴석군.그 모양이 금강산 일만이천봉을 축소한 느낌이다.나들이객들이 차를세우고 내려 기념사진을 찍는 명소다.
계속 남쪽으로 내달리면 드라마 ‘태조왕건’ 촬영지 및 국내 최대 높이(62m)의 번지점프대가 있는 ‘청풍랜드’,수상 경비행장을 거쳐 청풍대교를 만난다.여기서 다리를 건너지 말고 좌회전하면 왼쪽으로 금수산 자락이 이어진다.한국의 대표적 명산으로 꼽히는 금수산은 단풍 색깔이 유난히 짙다.산자락에 그림같이 자리잡은 E.S 리조트클럽을 지나면 왼쪽으로 정방사 오르는길이 나온다.
정방사 가는 길은 단풍터널이다.걸어서 30분 정도 걸리는데,사찰 300m 쯤 아래에 주차장이 있어 대부분 그곳까지 차를 타고 올라간다.정취를 즐기기 위해 걸어 올라가려고 해도 좁은 길을 비집고 오르내리는 차량 때문에 어렵다.
제천 임창용기자 sdragon@
■여행가이드/ ‘두부와 해물의 만남'-손두부전골 맛보세요
■가는 길= 서울을 기점으로 경부 (신갈 분기점)및 영동고속도로(만종분기점)를 거쳐 중앙고속도로 남제천IC에서 빠지면 597번 도로와 만난다.여기서 우회전해 남쪽으로 방향을 틀면 금성면,청풍면,수산면을 거치며 충주호 동편을 달리게 된다.
■맛집= 남제천 IC에서 597번 도로를 타고 남쪽으로 5분 정도 달리면 금성면 구룡리에 이르러 손두부촌이 나온다.그중 길 오른편에 있는 ‘양화식당’의 손두부전골 맛이 괜찮다.직접 만든 두부에 몇가지 해물과 야채를 곁들여 끓여낸다.부드러운 두부맛과 시원한 국물맛이 그만이다.1인분 5000원. (043)652-0177.
■이색 리조트 =충주호에 왔다면 금수산 남쪽자락에 자리잡은 별장형 리조트‘E.S 리조트클럽’에 꼭 한번 들러보자.산의 지형과 나무들을 그대로 둔 채 객실을 지어 리조트가 숲에 숨어있는 듯한 느낌이다.충주호 및 호수 주변 연봉들이 한 눈에 들어온다.
회원 전용이기 때문에 일반인은 숙박이 어렵지만 부대 시설 이용은 가능하다. 카페와 양·한식 레스토랑,도예방,가축 방목장,산책길 등이 조성돼 있어 가족 또는 연인끼리 아늑한 분위기를 즐기기에 좋다. 회원 가입 및 시설 이용 문의 (02)508-0118.
물안개 자욱한 충주호반 드라이브는 이맘때 충주호 나들이의 백미다.감상시간은 불과 한 시간 정도.
동틀 무렵,597번 호반도로 한 쪽에 차를 세웠다.비소식이 있어 걱정했는데 기상예보를 비웃기라도 하듯 날씨가 쾌청했다.물안개는 낮과 밤 기온차가 큰 맑은 날 아침에 진면목을 볼 수 있다.
어둠이 가시자 마치 기다렸다는 듯이 뽀얗게 끼기 시작하는 물안개.처음엔 아지랑이처럼 곱게 피어나더니 바람을 따라 수면위를 구르듯 움직인다.해가 얼굴을 내밀면서 햇살을 받은 물안개 색깔이 한층 선명하다.
그러기를 30여분이나 지났을까.물안개 색깔이 점점 짙어지는가 싶더니 호수는 마치 김을 펄펄 뿜어대는 듯한 ‘거대한 온천’으로 탈바꿈한다.
“꼭 온천같네.어디 미역이나 한번 감아볼까?”
지난 폭우때 밀려내려온 쓰레기더미를 치우던 한 인부가 던진 우스갯소리가 농담처럼 안들린다.
“오늘은 아무것도 아니에요.좀더 기온차가 큰 어떤 날은 정말 호수에 뛰어들고 싶은 마음이 생긴다니까요.”
새벽부터 카메라 셔터를 연신 눌러대자 처음엔 ‘혹시 행정기관에서 작업하는데 잘못한 것이 있어 감시나온 게 아닐까?’ 하고 뜨악하게 보던 인부들이 일손을 멈추고 한마디씩 끼어든다.
해가 충주호 동쪽 금수산 위로 한 뼘쯤 올라갈 즈음 물안개는 잦아들고 햇살에 반사된 물결이 눈부시게 반짝인다.이때쯤 되면 물안개에 가려 제모습을 보여주지 못했던 호수 건너편 산들의 오색단풍이 빛을 내기 시작한다.
날씨는 추워졌지만 충주호 인근 단풍은 아직 한창이다.호수를 끼고 단풍 드라이브를 즐기기엔 597번 도로가 단연 압권.중앙고속도로에서 빠져나와 우회전해 청풍문화재단지까지 이어지는 15㎞ 길이다.
충주호를 끼고 달리다 보면 왼쪽으로 당두산이 보이고,이어 기암괴석이 솟은 바위산인 금월봉이 앞을 가로막는다.당두산(497m)은 별로 높지는 않지만 형형색색 단풍옷을 갈아입고 호수를 마주한 자태가 제법곱다.금월봉은 원래 산은 아니고 지난 93년 한 시멘트공장에서 진흙을 채취하던중 발견된 기암괴석군.그 모양이 금강산 일만이천봉을 축소한 느낌이다.나들이객들이 차를세우고 내려 기념사진을 찍는 명소다.
계속 남쪽으로 내달리면 드라마 ‘태조왕건’ 촬영지 및 국내 최대 높이(62m)의 번지점프대가 있는 ‘청풍랜드’,수상 경비행장을 거쳐 청풍대교를 만난다.여기서 다리를 건너지 말고 좌회전하면 왼쪽으로 금수산 자락이 이어진다.한국의 대표적 명산으로 꼽히는 금수산은 단풍 색깔이 유난히 짙다.산자락에 그림같이 자리잡은 E.S 리조트클럽을 지나면 왼쪽으로 정방사 오르는길이 나온다.
정방사 가는 길은 단풍터널이다.걸어서 30분 정도 걸리는데,사찰 300m 쯤 아래에 주차장이 있어 대부분 그곳까지 차를 타고 올라간다.정취를 즐기기 위해 걸어 올라가려고 해도 좁은 길을 비집고 오르내리는 차량 때문에 어렵다.
제천 임창용기자 sdragon@
■여행가이드/ ‘두부와 해물의 만남'-손두부전골 맛보세요
■가는 길= 서울을 기점으로 경부 (신갈 분기점)및 영동고속도로(만종분기점)를 거쳐 중앙고속도로 남제천IC에서 빠지면 597번 도로와 만난다.여기서 우회전해 남쪽으로 방향을 틀면 금성면,청풍면,수산면을 거치며 충주호 동편을 달리게 된다.
■맛집= 남제천 IC에서 597번 도로를 타고 남쪽으로 5분 정도 달리면 금성면 구룡리에 이르러 손두부촌이 나온다.그중 길 오른편에 있는 ‘양화식당’의 손두부전골 맛이 괜찮다.직접 만든 두부에 몇가지 해물과 야채를 곁들여 끓여낸다.부드러운 두부맛과 시원한 국물맛이 그만이다.1인분 5000원. (043)652-0177.
■이색 리조트 =충주호에 왔다면 금수산 남쪽자락에 자리잡은 별장형 리조트‘E.S 리조트클럽’에 꼭 한번 들러보자.산의 지형과 나무들을 그대로 둔 채 객실을 지어 리조트가 숲에 숨어있는 듯한 느낌이다.충주호 및 호수 주변 연봉들이 한 눈에 들어온다.
회원 전용이기 때문에 일반인은 숙박이 어렵지만 부대 시설 이용은 가능하다. 카페와 양·한식 레스토랑,도예방,가축 방목장,산책길 등이 조성돼 있어 가족 또는 연인끼리 아늑한 분위기를 즐기기에 좋다. 회원 가입 및 시설 이용 문의 (02)508-0118.
2002-11-07 13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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