떼이는 수출대금 ‘눈덩이’

떼이는 수출대금 ‘눈덩이’

입력 2002-11-06 00:00
수정 2002-11-06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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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기업이 수출을 하고도 대금을 받지 못한 수출미수금이 눈덩이처럼 쌓여 무려 1조8000억원을 넘어섰다.

어렵게 수출계약을 성사시킨 뒤 제품을 보내주고도 정작 수출대금을 떼이는 사례가 늘고 있는 것이 주 원인이다.명목상의 수출액은 늘었지만 실제 손에 들어오는 금액은 별로 없어 수출채산성도 악화되고 있는 실정이다.

수출보험공사는 5일 수출보험에 가입한 국내업체의 수출미수금은 10월말 현재 1조 8578억원(누적분)으로 집계됐다고 밝혔다.이는 수출보험에 가입한 업체 가운데 만기일까지 대금을 받지 못해 보험금이 지급된 금액에서 추후 대금이 회수된 금액을 뺀 액수다.수출보험에 가입한 업체가 전체의 20%대인 점을 감안하면 수출미수금 규모는 이 보다 훨씬 클 것으로 추정된다.수출미수금은 97년 3843억원에서 해마다 증가해 지난해말에는 1조 6567억원까지 쌓였다.

휴대폰 케이스를 수출하는 A사는 지난해 영국 B사에 4만 1000달러어치를 수출하고 1만 2000달러를 먼저 받았다.그런데 선적전 수입사의 요청으로 수출사가 받을 금액을 1만 5000달러로 낮춰 상품명세서인 송장(送狀)을 다시 보내줬던 게 화근이 됐다.수입사인 B사는 나중에 잔액인 3000달러만 더 주면된다는 주장을 폈고,A사는 반박할 기록을 확보하지 못해 큰 낭패를 봤다.

전문가들은 수출대금을 떼일 가능성이 늘 있기 때문에 미리 수입업체의 법적 성격을 파악하고,수입업체 대표자의 과거 회사운영 경력을 미리 알아둬야 한다고 지적한다.신규로 대형거래를 할 때는 대표자 개인의 연대책임을 확보하고 한국과 기존 거래가 있는지 등도 꼼꼼히 따져 볼 필요가 있다.채권추심 전문기관인 ABC한국지사장 신갑철(申甲澈)씨는 “대기업들도 미수채권을 제때 못받아 떼이는 경우가 많다.”면서 “고정거래선인 경우 최소한 1년에 한번은 신용정보 조사 등을 통해 수입자측의 경영부실 등을 점검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김성수기자 sskim@
2002-11-06 10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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