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기업 신입사원인 김모(27)씨는 올들어 신용카드를 다섯장이나 발급받았다.카드회사에서 일하는 친구의 권유때문이다.친구는 영업 담당이 아닌데도 할당량을 채우지 못하면 능력없는 사원으로 찍힐까봐 주위에 카드를 신청해달라고 부탁했다.
카드사들이 신용불량자 급증에 따른 실적악화로 구조조정의 도마 위에 올랐으나 신규회원 확대에 매달리는 ‘구태’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떼일 것에 대비해 돈을 쌓는 대손충당금이 늘어난 것이 실적악화의 주 원인인데도 연체관리보다는 시장지배력을 높이는 데만 관심을 갖는 것이다.
은행에서 분리된 A카드의 경우 지점 평가기준에 ‘회원 확보실적’을 포함시켰다.이 회사는 카드회원 한 명을 확보할 때마다 카드 모집인에게 최고 3만 7000원까지의 수당을 준다.
신입직원들에게 카드 회원 확보를 강요하는 행태도 여전하다.대손충당금을 많이 쌓는 바람에 지난 3·4분기 손실을 기록한 것으로 발표한 B카드사와 순이익이 6% 증가에 그친 C카드사 역시 신입직원들에게 20여장 씩의 목표를 정해 회원을 확보하게한다.
카드모집인이 80여만원의 수수료를 챙길 수 있는 물량을 신입사원에게 의무적으로 강요하는 것이다.
더욱이 실적관리에 압박을 받는 카드사 지점들은 여신관리법을 어기는 행위도 마다하지 않는다.카드사 대리점은 회원 확보를 잘하는 것으로 알려진 카드모집인에게 자사 카드의 회원도 같이 모집해 달라고 연락하기 일쑤다.여신관리법상 카드모집인은 소속 카드사의 회원만 확보할 수 있는데도 등록번호인 ‘코드’를 가족이나 친구 명의로 만드는 편법을 동원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이근영 금융감독위원장이 부실카드사의 구조조정을 주문한 데다 ‘카드발 경제위기론’까지 제기되는 심각한 상황”이라고 지적하고“카드사들이 ‘소잃고 외양간 고치는 일’은 없어야 한다.”고 꼬집었다.전문가들은 카드발급 남발→연체급증→카드사 부실화→카드발급 남발이라는 악순환의 고리를 하루빨리 끊어야 한다고 입을 모은다.
김유영기자 carilips@
카드사들이 신용불량자 급증에 따른 실적악화로 구조조정의 도마 위에 올랐으나 신규회원 확대에 매달리는 ‘구태’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떼일 것에 대비해 돈을 쌓는 대손충당금이 늘어난 것이 실적악화의 주 원인인데도 연체관리보다는 시장지배력을 높이는 데만 관심을 갖는 것이다.
은행에서 분리된 A카드의 경우 지점 평가기준에 ‘회원 확보실적’을 포함시켰다.이 회사는 카드회원 한 명을 확보할 때마다 카드 모집인에게 최고 3만 7000원까지의 수당을 준다.
신입직원들에게 카드 회원 확보를 강요하는 행태도 여전하다.대손충당금을 많이 쌓는 바람에 지난 3·4분기 손실을 기록한 것으로 발표한 B카드사와 순이익이 6% 증가에 그친 C카드사 역시 신입직원들에게 20여장 씩의 목표를 정해 회원을 확보하게한다.
카드모집인이 80여만원의 수수료를 챙길 수 있는 물량을 신입사원에게 의무적으로 강요하는 것이다.
더욱이 실적관리에 압박을 받는 카드사 지점들은 여신관리법을 어기는 행위도 마다하지 않는다.카드사 대리점은 회원 확보를 잘하는 것으로 알려진 카드모집인에게 자사 카드의 회원도 같이 모집해 달라고 연락하기 일쑤다.여신관리법상 카드모집인은 소속 카드사의 회원만 확보할 수 있는데도 등록번호인 ‘코드’를 가족이나 친구 명의로 만드는 편법을 동원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이근영 금융감독위원장이 부실카드사의 구조조정을 주문한 데다 ‘카드발 경제위기론’까지 제기되는 심각한 상황”이라고 지적하고“카드사들이 ‘소잃고 외양간 고치는 일’은 없어야 한다.”고 꼬집었다.전문가들은 카드발급 남발→연체급증→카드사 부실화→카드발급 남발이라는 악순환의 고리를 하루빨리 끊어야 한다고 입을 모은다.
김유영기자 carilips@
2002-11-02 9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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