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테러·전쟁 악순환을 우려한다

[사설] 테러·전쟁 악순환을 우려한다

입력 2002-10-15 00:00
수정 2002-10-15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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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도네시아 발리섬의 차량폭탄 테러는 국제 사회의 최근 움직임,그리고 테러에 대한 우리의 기존 인식을 재점검할 것을 요구한다.우리는 테러를 위험시하고 타기하지만 오랫동안 냉전 대치의 최전선에 서온 ‘냉전 학습효과’로 테러의 치명성,테러 위험의 현실성에 대해 과소평가해온 측면이 있다.그러나 국제적 휴양지 발리섬의 나이트클럽을 폭탄적재 차량으로 돌진해 200명 이상을 죽인 테러리스트들의 행위는 테러가 세계 유일 슈퍼파워 미국만을 타깃으로 하는 대미 행위거나,미국만이 진심으로 걱정해야 되는 미국의 일로만 여겨서는 안 되는 것임을 알려주고 있다.

발리섬 테러는 9·11 뉴욕테러의 알 카에다 등 반미 테러리스트의 테러 행위가 미국을 목표로 했다 하더라도 미국 아닌 다른 나라에서 저질러질 확률이 아주 높음을 말해준다.인도네시아는 알 카에다와 관련된 이슬람 인구가세계에서 제일 많은 나라이고,미국과 친한 이웃 호주를 노려 발리섬이 택해졌을 수도 있다.그렇더라도 이런 개별 사항은 한국의 한 도시가 인도네시아발리섬을 대신하지않는다고 보장해주지 못한다.국제화된 도시가 우리나라에도 많으며,무엇보다 우리나라는 미국과 연관된 것이 많다.

테러 장소로서 발리섬의 ‘비 특정성’‘등가성’과 함께 우리는 발리섬 테러에 함축되어 있는 최근 국제 사회의 긴박한 움직임과 그 움직임의 위험함에 유의해야 한다.발리섬 테러로 미국의 아프간 탈레반 정권의 전복과 함께 무력해진 것으로 여겨졌던 알 카에다 세력의 건재가 거의 확실시되고 있다.이 사실은 그간 국제 여론의 지지 측면에서 상당한 문제를 보여온 미국의 이라크 공격 계획에 막중한 힘을 실어줄 수 있다.장소를 가리지 않는 테러의 재개와 빈발도 우리에게 위협적이지만,이라크 전쟁은 이보다 몇십배의 부정적 충격을 우리에게 줄 수 있을 것이다.

2002-10-15 6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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