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익요원·고시생 ‘숨바꼭질’

공익요원·고시생 ‘숨바꼭질’

입력 2002-10-14 00:00
수정 2002-10-14 00:00
  • 기사 읽어주기
    다시듣기
  • 글씨 크기 조절
  • 댓글
    0
서울 관악구 신림동 고시촌에선 공익근무요원과 고시생간 이색 ‘숨바꼭질’이 화제다.

‘예비군훈련 통지서’를 전달하기 위해 고시원 앞에 밤낮없이 진을 치는 공익요원들과 본인에게 직접 전달되지 않는 훈련통지서는 무효라는,법의 허점을 악용하려는 얌체 고시생들 사이에 쫓고 쫓기는 진풍경이 벌어지고 있다.

신림 9동에는 현재 3000여명 예비군 가운데 절반인 1500여명이 훈련통지서를 직접 전달해야 하는 ‘향방훈련’ 대상자다.

또 이들의 절반 가량인 700∼800여명이 고시생이다.인근 신림 2동도 상황은 비슷하다.

그러나 고시생들은 가족 등 법적 대리인없이 홀로 생활하는 데다 낮시간 학원·독서실 등에서 공부하기 위해 숙소인 고시원 등을 비우기 일쑤이어서 공익요원들은 통지서 전달에 큰 어려움을 겪고 있다.

때문에 공익요원들은 고시생들이 고시원에 돌아오는 밤 12시 이후나 외출전인 새벽 4∼5시쯤 통지서를 들고 고시원으로 4,5차례나 찾아간다.게다가 일부 고시생들은 수시로 고시원을 옮기기 때문에 공익요원들은 인근 고시학원이나 식당 등을 돌며 수소문을 하기도 한다.

한 공익요원은 “고시생들을 직접 만나는 것 이외 다른 전달수단이 없다.”면서 “다른 지역은 낮시간에 통지서 교부가 끝나지만 신림동에선 교대근무를 하며 밤낮없이 통지서를 돌리고 있다.”고 고충을 토로했다.

예비군통지서는 관련법에 따라 훈련 7일 전까지 대상자에게 전달돼야 한다.그 이후에 전달되는 통지서는 미통보된 것과 동일하게 간주돼 훈련에 불참해도 불이익이 없고,훈련은 자동연기된다.때문에 훈련통지서를 받지 않으려고 고의로 공익요원을 피해 다니는 고시생들도 있다는 지적이다.

이런 안간힘에도 불구하고 신림동 일대의 훈련통지서 미통보율은 다른 지역의 평균 1% 미만에 비해 훨씬 높은 3∼5%(60여건)에 이르는 것으로 알려졌다.

신림9동 이재복 예비군동대장은 “예비군훈련 대상 고시생 가운데 10% 정도만 거처를 옮길 때 통보해준다.”면서 “통지서를 받지 않으면 훈련이 자동연기될 뿐 없어지는 것은 아니다.”며 협조를 당부했다.

장세훈기자
2002-10-14 20면
Copyright ⓒ 서울신문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재배포, AI 학습 및 활용 금지
close button
많이 본 뉴스
1 / 3
탈모약에 대한 건강보험 적용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이재명 대통령이 보건복지부 업무보고에서 “탈모는 생존의 문제”라며 보건복지부에 탈모 치료제 건강보험 적용을 검토하라고 지시했다. 대통령의 발언을 계기로 탈모를 질병으로 볼 것인지, 미용의 영역으로 볼 것인지를 둘러싼 논쟁이 정치권과 의료계, 온라인 커뮤니티로 빠르게 확산하고 있다. 당신의 생각은?
1. 건강보험 적용이 돼야한다.
2. 건강보험 적용을 해선 안된다.
광고삭제
광고삭제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