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정형근 의원 입수 ‘도청자료’ 뭔가

[사설] 정형근 의원 입수 ‘도청자료’ 뭔가

입력 2002-09-28 00:00
수정 2002-09-28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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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형근 의원이 국가정보원의 도청자료를 무더기로 입수했다고 한다.정 의원은 이에 근거했다면서 한화가 대한생명을 인수하는 과정에서의 ‘의혹’을 주장한 바 있다.더 나아가 정 의원은 집권층 고위인사들이 포함된 도청자료의 내용 공개를 예고하고 있다.불법으로 이뤄졌을 도청의 결과물을 국회의원이 상대방을 공격하는 자료로 활용하는 것은 유감스러운 일이다.그러나 이기회에 국가정보원의 ‘직무를 벗어난 광범위한 도청’여부는 반드시 규명되어야 한다.

아직 정 의원이 갖고 있다는 도청자료가 국정원의 것인지 확인된 바는 없다.국정원은 “그런 사실이 없다.”고 부인하고 있고,민주당에서는 정 의원측이 도청한 것 아니냐는 의심도 보내고 있다.때문에 우리는 이 문제에 대해 예단할 필요는 없다고 본다.

정 의원은 우선 문제의 도청자료를 공개해 이것이 국정원에서 만들어진 것인지를 알 수 있게 해야 한다.또한 국정원도 잘못이 있다면 시인하고 개선점을 찾는 것이 그 조직을 위해서도 옳을 것이다.손바닥으로 하늘을 가릴 수 없듯이,수천명의 직원이 근무하는 조직인데,결국은 진실이 드러날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정 의원도 이 자료를 건네 준 국정원 직원의 ‘양심선언’을 빌려서라도 자료의 정체를 밝혀야 하며,‘아니면 그뿐’이라는 태도를 취해서는 안 된다.

국정원법은 1994년 김영삼정부 때 제9조로 ‘정치관여금지’를 명문화해 놓았다.또한 직무의 수행범위에 대해서도 대공·대정부 전복·방첩·대테러 및 국제 범죄 등으로 엄격히 제한하고 있다.만약 정 의원의 주장대로 한화 회장의 통화내용이나,청와대 수석급들의 통화를 도청한 것이 사실이라면 직권남용과 정치관여금지를 어긴 것이 된다.거기에 담긴 내용이 불법이거나,정쟁의 대상이 되느냐의 문제는 그 다음이다.국정원의 도청 여부부터 밝혀져야 한다.

2002-09-28 6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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