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왜 日처럼 못하나”납북자가족들 통일부 항의방문

“우리는 왜 日처럼 못하나”납북자가족들 통일부 항의방문

입력 2002-09-20 00:00
수정 2002-09-20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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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정부는 왜 일본 고이즈미 총리식으로 하지 못합니까.김정일 국방위원장이 고이즈미 총리를 만난 지 몇 시간 만에 11명의 일본인 납치 사실을 인정,사과했는데 우리는 왜 당당히 이 문제를 북쪽에 이야기하지 못합니까.”

19일 오전 서울 세종로 정부중앙청사 통일부 홍재형(洪在亨) 인도지원국장 집무실은 6·25전쟁 납북인사가족협의회(이사장 이미일)와 납북자가족협의회(회장 최우영)등 관계자 8명의 울분에 찬 목소리로 가득했다.

이들은 “남북한이 그동안 회담을 하면서 납북자 문제 해결을 제쳐둔 사이 가족들의 가슴에는 피가 맺혔다.”고 했다.1987년 동진호 피랍 때 간첩으로 몰려 정치범 수용소에 수감중인 것으로 알려진 최종석(68)씨의 딸 최우영(31)씨는 “남북 화해·협력 모두 좋고,경의선 착공 팡파르 모두 좋지만,인도적인 납북자 문제를 해결하지 못하는데 무슨 의미가 있겠느냐.”면서 “가족들에게 생사만이라도 알려줘야 하는게 아니냐.”고 울분을 토했다.

이들은 납북자 가족들이 ‘행불자 가족’으로 불려야 하는 이유,남북교류·협력 기운에 찬물을 끼얹는 불편한 존재로 여기는 정부의 자세에 대해 집중성토했다.

6·25납북인사 가족협의회 황용균 국제담당 이사는 “아버지 제사 시기라도 알려달라.”고 말하면서 “우리 유가족들을 민족화해의 방해자처럼 여기는 현 정부가 이 문제를 해결할 의지가 있는지 의심스럽다.”고 질타했다.

홍재형 인도지원국장은 “민족의 비극이고,온 가족의 비극이라 잘 알고,이제까지 회담을 통해 이 문제를 제기해왔지만 그동안 여건이 마련돼 있지 않았다.”고 설명했다.그는 남북간에는 북·일관계와 달리 평화구축을 해야 하는 현안들이 있어 이를 함께 해결하는 분위기를 만들어가자는 게 우리 정부입장이라고 설명했다.

이와 관련,또 다른 정부 당국자는 “납북 가족들의 고통이 큰 것은 사실이고 정부도 잘 알고 있다.”면서 그러나 북한이 태도를 바꾼 것은 최근이고 그 전엔 아무리 우리 정부가 목소리를 높여도 북한의 문은 더욱 닫혔을 것”이라고 말했다.당국자는 “현재 북한이 변하고 있고,최근 적십자회담 등을 통해서도 이 문제를 해결할 의사를 내비쳤기 때문에 향후 남북관계 진도에 맞춰 이 문제를 적극 제기,해결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이 자리에 함께 참석한 피랍·탈북자 인권연대의 이서 목사는 “대통령이 납북 가족들을 만나 이들의 아픔을 들어주면서 격려하고 앞으로 해결의지를 보여준다면 조금이라도 위로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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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수정기자 crystal@
2002-09-20 4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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