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중계석/이용성교수 ‘대선보도 준칙’-색깔론 보도 지양하고 선거참여 부축을

오피니언 중계석/이용성교수 ‘대선보도 준칙’-색깔론 보도 지양하고 선거참여 부축을

입력 2002-09-13 00:00
수정 2002-09-13 00:00
  • 기사 읽어주기
    다시듣기
  • 글씨 크기 조절
  • 댓글
    0
언론단체나 언론사의 대통령선거 보도준칙에 유권자의 선거참여 분위기를 조성하고 매카시즘적 보도태도를 지양하는 항목을 포함시켜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됐다.언론개혁시민연대가 최근 국가인권위원회 배움터에서 개최한 대통령선거 보도준칙 토론회에서 이용성 한서대 신방과 교수는 “유권자들의 정치 냉소주의나 무관심을 극복하기 위해서는 정치 일반과 선거를 분리해 선거의 의미를 강조하는 보도가 필요하다.”고 역설했다.다음은 그 요지다.

■이용성교수 ‘대선보도 준칙'

선거보도에서 가장 먼저 해결해야 할 과제는 무엇일까.그것은 국민의 정치적 냉소주의와 무관심을 극복하는 일이다.물론 지자체선거나 보궐선거와 달리 대선 투표율은 지난 97년 대선까지 80%를 넘어섰다.그러나 2002년 대선에서도 그러한 대선 투표율을 기록할지는 예단하기 어렵다.

따라서 선거에 대한 관심을 환기시키고 투표참여 동기를 부여하는 보도가 선행해야 한다.그러기 위해서는 후보자 간의 작은 차이라도 유권자들이 인식할 수 있도록 정보를 제공하고,대선의 의미를일상생활과 연관지어 부각시켜야 한다.대선의 부정적인 양상에 대한 보도도 정치적 냉소와 혐오로 연결되지 않도록 자제해야 한다.이를 위해서는 정치 일반과 선거를 분리해 선거의 의미를 강조하는 보도자세가 필요하다.예컨대 선거란 부패하고 무능한 정치인을 교체해 정치개혁을 가능케 하는 중요한 제도라는 점을 강조해야 한다.

우리 선거보도의 두드러진 부정적 양식 가운데 하나가 색깔론이다.이러한 색깔론을 확대재생산하는 역할은 오랫동안 언론의 몫이었다.특히 색깔론은 후보검증과 연관돼 있어 언제든 재등장할 수 있다.지금까지 여러 언론사가 제정한 보도준칙에는 이른바 색깔론과 같은 매카시즘적 보도에 관해서는 명확하게 언급하고 있지 않다.또한 국정수행 능력이나 도덕성,민주주의에 대한 소신,개혁의지 등을 따져보는 계기가 돼야 할 언론사의 후보검증이 이념검증의 형식으로 흐르지 않도록 경계할 필요가 있다.같은 맥락에서 국가관의 검증과 같은 후보검증은 보다 엄밀한 관점과 용어를 통해 이루어져야 하며,시민단체와 공동으로 실시해 객관성을 확보해야 할 것이다.

그동안 선거보도의 객관성과 공정성에 관해서는 많은 논의가 있었지만 결론이 내려진 것은 아니다.객관성은 엄밀하게 정의하기도 어렵고 ‘사실숭배의 신화’도 이미 와해된 상황이다.그런 현실에서 객관성은 공정성의 원칙으로 대체되고,공정성은 다시 균형의 원칙으로 대체되곤 한다.이제는 또 양적 균형보다는 질적 균형이 더욱 중요한 만큼 각 사안에 대한 강조가 당사자들에게 얼마나 유·불리하느냐를 판단하는 것이 관건이다.따라서 일관된 뉴스가치의 적용과 뉴스언어의 세심한 사용이 요구되는 시점이다.

정상적인 보도를 방해하는 대표적인 보도행태로 경마식 저널리즘이 지적돼왔다.경마식 보도가 안고 있는 문제점은 분명하다.경마식 보도는 주로 여론조사를 통해 후보들의 우열이나 서열을 드러내어 국민에게 판단을 강요하기도 하고 궁극적으로 대립지향,갈등지향적으로 선거를 구도화한다.하지만 상업주의 보도형태인 경마식 보도는 언론의 취재보도 시스템이 미비한 내적 한계와 선거보도의 공정성이라는 부담,시청자와독자의 관심을 끌어야 한다는점 등 때문에 쉽게 포기하기 어렵다.

경마식 보도는 선거에 대한 대중적인 관심을 견인할 수 있다는 측면이 있는 반면 후보들의 우열을 드러내 국민에게 판단을 강요하고 대립과 갈등 지향적으로 선거를 구도화하는 문제점을 안고 있다.이를 대체할 수 있는 흥미로운 선거보도 양식을 고안해야 한다.

여러 언론의 선거보도 준칙에서는 경마식 보도에 대한 지적을 어렵지 않게 발견할 수 있다.그런데 문제는 과연 경마식 보도를 대체할 수 있는 정책과 쟁점 중심의 보도모델이 제시돼 있는가 하는 것이다.정책과 쟁점 중심의 선거보도는 일반적으로 국민의 관심을 끌어낼 수 있는 보도형식이 되기 어렵다.때문에 경마식 보도를 대체할 수 있는 선거보도 양식을 마련하는 것이 무엇보다 시급한 과제다.

정리 김종면기자 jmkim@
2002-09-13 7면
Copyright ⓒ 서울신문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재배포, AI 학습 및 활용 금지
close button
많이 본 뉴스
1 / 3
탈모약에 대한 건강보험 적용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이재명 대통령이 보건복지부 업무보고에서 “탈모는 생존의 문제”라며 보건복지부에 탈모 치료제 건강보험 적용을 검토하라고 지시했다. 대통령의 발언을 계기로 탈모를 질병으로 볼 것인지, 미용의 영역으로 볼 것인지를 둘러싼 논쟁이 정치권과 의료계, 온라인 커뮤니티로 빠르게 확산하고 있다. 당신의 생각은?
1. 건강보험 적용이 돼야한다.
2. 건강보험 적용을 해선 안된다.
광고삭제
광고삭제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