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인 오브 파이어’ 13일 개봉/ 볼거리 ‘빵빵’ 줄거리 ‘벙벙’

‘레인 오브 파이어’ 13일 개봉/ 볼거리 ‘빵빵’ 줄거리 ‘벙벙’

입력 2002-09-12 00:00
수정 2002-09-12 00:00
  • 기사 읽어주기
    다시듣기
  • 글씨 크기 조절
  • 댓글
    0
불 뿜는 용과 인간의 사투를 그린 액션영화 ‘레인 오브 파이어’(Reign of Fire·13일 개봉).왠지 만화 같은 설정이지만,예상과 달리 사실적이고 어두운 질감으로 채색된 영화다.

이 영화에서 가장 주목할 만한 것은 거대한 스케일이나 화려한 액션이 아니라,바로 이같은 분위기를 자아내는 미장센.카메라의 심도와 색채를 이용한 화면은 마치 묵시론적 이미지를 담은 회화를 감상하듯 시각을 마비시킨다.

할리우드 액션영화답지 않게 신경 쓴 회화적 이미지는 첫 장면부터 관객을 압도한다.한 공사장으로 바쁜 걸음을 재촉하는 꼬마의 뒤로 비둘기 떼가 날아오르고,곧 초점이 흐려진 채 화면은 먹물이 번지듯 회색 이미지로 얼룩진다.

배경이 2084년으로 옮겨간 뒤 익룡으로 폐허가 된 지구를 잡아내는 화면은 더 그로테스크하다.앙상한 뼈대만 남은 건물들 사이로 내뿜는 화염.붉고 검고 푸른 이미지가 넘실대는 스크린은 마치 독일의 표현주의 영화를 보듯 괴기스럽다.게다가 고대의 익룡,중세의 도구가 널브러진 도피처인 성(城),헬리콥터·장갑차 등 현대의군사무기.이 시대 충돌적인 이미지의 향연은 독특한 분위기를 변주해낸다.

줄거리는 뻔하다.고대 생명체인 익룡이 갑자기 지구를 공격하고 이에 핵으로 맞서다가 폐허가 된다.어린 시절 익룡에게 어머니를 잃은 퀸(크리스찬 베일)은 생존자들을 모아 공동체를 만들어 익룡에 맞선다.여기에 미국 해병대출신의 밴젠(매튜 메커너히)이 이끄는 부대가 나타난다.결국 힘을 모아 익룡을 물리치는 이야기.

이 뻔하디 뻔한 내용에 생명을 불어넣는 것은 시각적 이미지와 더불어 생생한 인물 묘사다.자신의 호기심으로 어머니를 잃은 뒤 자책감으로 단 한명의 생명도 잃지 않으려는 퀸.조금의 희생 정도는 감수하고서라도 익룡에 정면으로 맞서려는 밴젠.서로 다른 카리스마가 격돌하는 모습을 보는 것은 긴장감을 증폭시킨다.

이 둘의 갈등은 상황이 극단적이라는 차이만 있지 사실 흔히 우리가 겪는 갈등이다.결과야 어떻든 현재에 최선을 다하는 것이 옳은지,조금의 위험은 있더라도 최선의 결과를 추구하는 것이 옳은지.그 어려운 판단 사이에서 영화는 쉽게 휴머니즘적결론을 택한다.퀸의 선택에 손을 들어주고,익룡까지 퇴치하게 되니 더할 나위 없는 할리우드다운 결말이다.

다만 거대한 수컷 익룡 한 마리가 셀 수 없이 많은 암컷을 거느리고,그 수컷 한 마리만을 죽여 지구를 구한다는 전개는 너무도 단순한 발상이라는 점은 아쉬운 부분.

김소연기자 purple@
2002-09-12 17면
Copyright ⓒ 서울신문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재배포, AI 학습 및 활용 금지
close button
많이 본 뉴스
1 / 3
쿠팡 가입유지 혹은 탈퇴할 것인가?
쿠팡이 개인정보 유출 의혹 이후 진정성 있는 사과보다는 사태 축소에 급급하다는 지적을 받고 있습니다. 지난 30~31일 국회 청문회에서 보여준 관계자들의 불성실한 태도 또한 도마 위에 올랐습니다. 하지만 쿠팡 측은 이러한 논란에도 '탈퇴 회원은 많지 않다'고 발표했습니다. 과연 여러분은 앞으로도 쿠팡 회원을 유지하실 생각입니까?
1. 유지할 계획인다.
2. 탈퇴를 고민 중이다.
3. 이미 탈퇴했다.
광고삭제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