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하이닉스 더 이상 방치 안된다

[사설] 하이닉스 더 이상 방치 안된다

입력 2002-09-03 00:00
수정 2002-09-03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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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감독위원회가 하이닉스반도체를 미국 마이크론 테크놀로지사에 연내 매각토록 채권단에 종용하고 있다고 한다.도이체방크가 최근 제출한 하이닉스 구조조정안이 빚 1조 8500억원 탕감 등 채무 재조정에 치중했다는 이유로 채택이 유보된 가운데 하이닉스 처리를 채권단에만 맡겼다가는 무한정 시간만 끌게 될지도 모른다는 판단에 따른 것으로 이해된다.지난 4월 말 마이크론이 제시한 하이닉스 인수의향서가 하이닉스 이사회의 반발로 무효화된 뒤 하이닉스는 좌표를 상실한 채 표류해 왔다.지방선거 기간 중 일부 정치권이 ‘독자생존론’을 부추긴 것도 한몫했다.정부와 채권단,전문가 집단 사이에서는‘해외 매각’과 ‘독자생존론’이 팽팽히 맞서 왔다.

그 결과 채권단은 하이닉스의 연명을 위해 밑빠진 독에 물붓기 식으로 매월 1000억원에 가까운 금융비용을 쏟아부었다.무책임이 몰고온 비용이다.그러나 이젠 하이닉스를 둘러싼 이같은 공방은 끝내야 한다고 생각한다.논란이 장기화될수록 하이닉스의 기업 가치는 더욱 떨어진다는 것이 지금까지의 경험이 일깨워준 교훈이다.채무 재조정안 확정에 앞서 하루라도 빨리 독자생존으로 갈 것인지,해외 매각할 것인지 큰 방향부터 정해야 한다.큰 줄기만 잡으면 채무 재조정 방법과 메모리·비메모리 부문의 처리 문제도 절로 가닥을 잡을 수 있게 된다.

우리는 공적 자금을 채권은행에 투입한 정부와 채권단,전문가 집단 등 3자가 협의체를 구성해 큰 방향을 결정할 것을 제안한다.1개월 정도의 시한을 설정한 뒤 3자가 함께 결정하고 책임져야만 ‘헐값 매각’ 시비의 부담을 덜 수 있다.지금처럼 정책 당국자는 뒤에 숨은 채 채권단만 종용해서는 해법이 나오지 않는다.책임을 공유하는 것만이 ‘정권 말기여서 하이닉스가 표류한다.’는 논란에서 벗어날 수 있는 길이다.

2002-09-03 6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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