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대 휴대폰시장 中 제3세대 이동통신 결정늦춰 유럽통신社 전전긍긍

최대 휴대폰시장 中 제3세대 이동통신 결정늦춰 유럽통신社 전전긍긍

입력 2002-08-30 00:00
수정 2002-08-30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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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최대의 휴대폰 시장인 중국이 제3세대(3G) 이동통신 기술방식을 어떤 것으로 채택하느냐에 따라 세계 이동통신 단말기 업계의 판도에 변화가 예상된다.

특히 중국 정부가 핀란드의 통신그룹인 노키아가 지원하고 있는 WCDMA(광대역 코드분할 다중접속)방식을 택하지 않을 경우 기술개발에 과다한 투자를 한 노키아에 큰 타격이 불가피하다고 아시안 월스트리트 저널이 29일 보도했다.

제3세대 이동통신이란 휴대폰으로 동영상과 인터넷 페이지 등 다양한 멀티미디어 콘텐츠를 전송할 수 있는 서비스 방식.노키아 등 유럽 기업들이 주축이 돼 공동 개발한 WCDMA와 미국의 퀄컴이 단독 개발한 CDMA2000 등 두가지 기술방식이 시장을 넓히기 위해 경쟁하고 있다.WCDMA는 지불해야 할 로열티가 많은 것이 약점으로 꼽힌다.

◇중국,“기다려 달라”- 중국의 휴대폰 가입자는 현재 1억 8000만명으로 세계 최대의 단일시장이다.그런데다 성장 가능성이 엄청나고 아시아 시장에 미치는 파급효과가 크다는 점이 또다른 매력으로 꼽힌다.

WCDMA 개발과 네트워크 장비 제조에 수억달러를 쏟아부은 노키아는 중국 관료와 현지 사업권을 갖고 있는 차이나 모바일 커뮤니케이션스와 차이나 유니콤을 상대로 WCDMA방식을 채택하도록 로비를 맹렬히 벌이고 있다.지난 넉달동안 요르마 올리라 최고경영자(CEO)가 중국을 세번이나 다녀올 정도였다.

그럼에도 중국은 계속 기다리라는 말만 반복하고 있다.지난해 10월 차이나모바일 커뮤니케이션스는 내년말까지 제3세대 이동통신 방식인 WCDMA를 채택해 서비스를 시작하겠다고 공언했지만 비용과 기술적인 안정성에 대한 의구심이 잇따라 제기되면서 아무런 움직임을 보이지 않고 있다.홍콩 법인의 왕샤오추 회장은 NTT도코모의 일본내 서비스와 허치슨 웸포아의 유럽내 서비스 결과를 더 지켜본 뒤 최종 결정을 내릴 것이라고 말했다.

지난해 10월 서비스를 시작한 도코모는 고작 15만명의 가입자를 확보했을 뿐이지만 CDMA2000방식을 채택한 라이벌사 KDDI는 서비스를 시작한 지 넉달만에 164만명을 가입시켰다.유럽에선 스페인의 텔레포니카와 스웨덴의 소네라 등이 WCDMA 방식을 철회하려는움직임을 보이고 있다.홍콩을 근거지로 한 허치슨 웸포아는 지난주 영국과 이탈리아에서의 WCDMA 서비스 시작을 겨우 두달 남겨놓고 파트너 계약을 맺은 KPN NV가 영국 투자계획을 백지로 돌리는 바람에 위기를 겪고 있다.

◇쫓기는 노키아- 중국이 WCDMA 방식을 채택하지 않는다면 노키아는 엄청난 타격을 받게 된다.경쟁사인 스웨덴 그룹 에릭슨이 두가지 기술방식에 맞는 네트워크 장비를 모두 개발한 데 비해 노키아는 WCDMA 방식의 장비만 개발해 놓았기 때문에 더욱 곤란한 지경이다.

노키아는 현재 세계 휴대폰 시장의 37%를 차지하고 있다.하지만 WCDMA 방식이 채택되지 않을 경우 CDMA2000 시장에서 훨씬 앞선 삼성전자와 LG전자,모토롤라 등과의 경쟁이 불가피해 현재의 시장점유율을 유지하기가 쉽지 않을 것이라고 이 신문은 전망했다.

영국의 컨설팅그룹 PA사의 마르크 팍스먼은 “세계 전체를 좌지우지할 수있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차이나 유니콤은 내년에 CDMA2000을 채택할 것이 거의 확실시된다.중국 정부는 급증하는 휴대폰 인구 때문에 두개의 사업자를 추가로 선정할 계획이지만 그 시기와 기술방식에 대해서는 함구하고 있다.

◇유럽 통신업계 전체가 곤경- 이런 어려움이 노키아에만 일어나고 있는 것은 아니다.최근 영국의 시사주간지 ‘이코노미스트’는 유럽의 통신 기업들이 하나같이 곤경에 처해 있다고 지적했다.

네덜란드 국영회사였던 KPN은 무선전화 사업에 쏟아부은 90억유로(88억달러)가 전혀 쓸모없었다는 사실을 뒤늦게 깨닫고 있다.

유럽의 통신회사들이 그동안 3G에 투자한 금액은 1500억유로.고스란히 부채로 남아 있다.3G사업을 둘러싼 전망이 갈수록 어둡게 나오자 은행들은 이들 기업에 투자를 꺼리고 있고 스웨덴 등에선 사업권 반납까지 요청하는 지경에까지 이르렀다.유럽연합 집행위원회가 이들 기업에 ‘구명줄’을 던져야 할때라고 이코노미스트는 지적했다.

임병선기자 bsnim@
2002-08-30 9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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