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굄돌]·중·일 문화

[굄돌]·중·일 문화

정종수 기자 기자
입력 2002-08-26 00:00
수정 2002-08-26 00:00
  • 기사 읽어주기
    다시듣기
  • 글씨 크기 조절
  • 댓글
    0
한·중·일 삼국의 문화를 한마디로 비교하기란 쉽지 않다.한마디로 일본은 생(生)문화요,중국은 불(火)문화요,한국은 비빔밥 문화라고 할 수 있다.

일본의 대표적인 음식은 생선회이다.일본인은 날 것을 주로 먹는다.음식은달고 연하며 입자가 균질하여 속된 말로 씹을 것이 없다.일본의 된장국을 보면 금세 알 수 있다.건더기가 없다 보니 손에 들고 호로록호로록 마신다.우리네 국을 일본 된장국처럼 마셔버리면 건더기가 많아 목구멍에 걸리기 십상이다.

집의 재료도 하나같이 나무이다.일본 어디를 가나 쭉쭉 뻗은 삼나무가 빽빽하게 들어차 있다.크고 반듯한 나무를 쓰니 집도 크고 깔끔하며 반듯하다.그러다 보니 탑도 우리와는 달리 나무를 이용한 목탑이 주류를 이룬다.

중국은 어떤가.중국 음식은 거의가 높은 온도에서 순간적으로 데치거나 튀겨 먹는다.음식을 튀기면 상하지 않고 오래 보관해 먹을 수 있기 때문이다.또한 집들은 거의가 불로 구운 벽돌이다.사정이 이러니 탑도 일본이나 우리와는 달리 구운 벽돌로 만든 전탑이 주류를 이룬다.

그럼우리는 어떤가.한마디로 특징이 없는 것처럼 보인다.하지만 우리 음식은 김치나 비빔밥처럼 여러 가지 재료를 섞었을 때 본래와는 다른 독특한 맛을 낸다.집들은 일본이나 중국과는 달리 나무·돌·벽돌을 두루 쓴다.그래서 탑을 봐도 목탑 석탑 전탑 등 종류가 다양하다.한마디로 비빔밥 문화라 할수 있다.또한 집들은 일본과 달리 기둥이 하나같이 굽어져 있다.일본처럼 반듯하게 켜서 쓰면 버리는 부분이 너무 많기 때문에 할 수 없이 그대로 사용한 것을 두고 사람들은 자연스럽다고 한다.

세 나라 집들은 지붕의 모습에서도 차이가 난다.일본은 처마를 칼로 자른듯 반듯이 지붕이 내리 쏟아지는 느낌이 들고 왠지 아쉬움을 남긴다.반면 중국의 지붕들은 처마가 너무 치켜 올라가 방정맞은 느낌을 준다.하지만 우리나라는 서까래가 부챗살 모양으로 펼쳐지면서 양끝이 버선코처럼 올라가 마치 학이 사뿐하게 날아가는 기분을 주어 전혀 무거운 느낌이 들지 않는다.



정종수 국립민속박물관 민속연구과장
2002-08-26 13면
Copyright ⓒ 서울신문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재배포, AI 학습 및 활용 금지
close button
많이 본 뉴스
1 / 3
탈모약에 대한 건강보험 적용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이재명 대통령이 보건복지부 업무보고에서 “탈모는 생존의 문제”라며 보건복지부에 탈모 치료제 건강보험 적용을 검토하라고 지시했다. 대통령의 발언을 계기로 탈모를 질병으로 볼 것인지, 미용의 영역으로 볼 것인지를 둘러싼 논쟁이 정치권과 의료계, 온라인 커뮤니티로 빠르게 확산하고 있다. 당신의 생각은?
1. 건강보험 적용이 돼야한다.
2. 건강보험 적용을 해선 안된다.
광고삭제
광고삭제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