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들 “”큰손 고객을 잡아라””/ 프라이빗 뱅킹 확대

은행들 “”큰손 고객을 잡아라””/ 프라이빗 뱅킹 확대

입력 2002-08-23 00:00
수정 2002-08-23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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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큰 손을 모십니다.””

서울 강남구 압구정동 한미 은행의 '로얄프라자'에 들어서면 마치 특급호텔에 온 듯하다. 원목과 카펫으로 호화롭게 꾸며진 이 센터에서는 번호표를 쥐고 줄서있는 일상적인 은행의 북적거림은 찾아볼 수 없다. 120평이나 되는 널따란 방을 이용하는 고객은 하루 평균 고작 6명. 그래도 은행권은 “”개미손님 60명보다 낫다.””며 '큰 손'유치에 적극적이다.

●거액자산가 6만명이 타깃= 국민은행에 따르면 상위 3%의 인구가 우리나라 전체 금융자산의 67%를 갖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은행들의 타깃은 바로 6만명 정도로 추산되는 자산규모 10억원 이상의 부자고객들. 저마다 종합자산관리(프라이빗뱅킹·PB) 서비스를 앞세우며 이들 고객의 마음을 사로잡으려고 안간힘을 쓰고 있다.

조흥·신한·국민은행은 다음달 서울 강남에 PB센터를 개설한다. 조흥은 보스턴 컨설팅에서, 신한은 맥킨지에서 자문을 받아 1년여 동안 공들인 야심작이다. 조흥은행 PB본부장은 행장의 연봉(3억원)보다 높다. 씨티은행에서 영입해왔다.

국민은행 김정태 행장도 PB사업부를 독립법인으로 만들라고 지시할 정도로 PB사업에 의욕적이다.

농협은 '서민금융기관'이라는 이미지를 벗고 '탑클래스 고객제도'를 실시하고 있다. 상위 0.01%에 해당되는 2000여명의 고객을 따로 '특별관리'한다.

PB 선두주자를 자처하는 하나은행은 관련직원을 해외에 1년간 연수보내는 등 재교육에 들어갔다. '질적으로 다른 서비스'가 목표다. 지난 4월 PB센터를 개설한 한미은행은 올해 안으로 서울 강남과 부산에 PB센터를 추가로 오픈한다.

●PB는 큰손들의 '집사'= PB의 핵심은 '라이프 케어(life care) 서비스'. 기존의 PB가 기껏해야 1억~2억원 정도의 자산가를 대상으로 하는 '퍼스널 뱅킹'이었다면 최근의 PB는 말그대로 '프라이빗 뱅킹'이다. 금융자산 10억원 이상의 거액 자산가에게 투자상품 소개에서부터 부동산.보험.세무.법률.상속.증여상담 등 종합서비스를 제공한다. 은행권은 장기적으로 자산관리 수수료도 도입할 계획이다. 3대에 걸쳐 자산관리를 해준다는 미국의 신탁회사 'US트러스트'처럼 고객이 신뢰할 수 있는 '집사형' 자산관리자가 되는 게 은행권이 추구하는 목표다.

신한은행은 계열사인 굿모닝신한증권의 증권전문가를 PB본부에 상주시켜 '주식상담'을 강화했다. 금융지주회사로서의 장점을 최대한 활용한다는 전략이다. 조흥은행은 존스홉킨스병원 등 미국 4대 병원의 치료권(CHB 헬스케어 서비스)까지 PB고객에게 제공한다.

●'무늬만 PB' 경계해야= 이같은 마케팅에 힘입어 PB수신고는 갈수록 늘고 있다. 하나은행 '골드클럽'의 경우 누적 수신고가 1조원에 이른다. 한국금융연구원 김우진 박사는 “”금융자산은 물론 라이프 스타일까지 상담할 수 있는 고급 전담인력과 비슷한 수준의 인간관계를 형성할 수 있는 네트워크가 PB사업의 성공요인””이라고 꼽았다. 그는 “”일부 은행의 경우 인테리어 등 시설만 화려하게 하거나 고작 금융상품 소개에 그치는 경우도 적지 않다.””면서 “”PB경험이 풍부한 외국계은행과 합작하거나 아예 자회사로 분리해 브랜드 이미지를 더욱 강화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유영기자
2002-08-23 12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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