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언대] 美 농산물 관세 ‘대폭 인하’ 공세 대비를

[발언대] 美 농산물 관세 ‘대폭 인하’ 공세 대비를

이명수 기자 기자
입력 2002-08-21 00:00
수정 2002-08-21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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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000년부터 진행돼 온 세계무역기구(WTO) 농업협상이 지난해 카타르도하에서 열린 각료회의를 계기로 점차 속도를 더하고 있다.올해에는 구체적으로 관세를 어떤 방식으로 얼마나 낮출 것인지,쿼터는 얼마나 늘릴 것인지등에 대한 농업협상이 진행되고 있다.보조금 감축 방법도 협상 대상이다.

이 과정에서 지난 7월말 공개된 미국 제안이 국내외에서 화제가 되고 있다.미국 제안의 주요 골자는 관세를 대폭 낮추고,관세쿼터를 늘리며 국내보조도 상한을 설정하고 수출보조는 완전히 폐지하자는 것이다.

그 중에서도 모든 품목의 관세 상한을 25%로 설정하자는 급진적이고 과격한 제안은 세계인의 관심을 모으기에 충분한 것 같다.

농산물의 평균 관세는 64%나 된다.100% 이상의 보호막 속에 있는 품목도 30개가 넘는다.500% 이상 고율관세를 매기는 품목도 있는 우리에게는 듣기에도 끔찍한 얘기가 아닐 수 없다.

고율 관세문제 해소를 위한 관세조화는 지난 3년여 동안 수출국과 개도국들이 줄기차게 논의해 온 쟁점이다.지난달 말 회의에서도 이들은 미국제안에‘원칙적’으로 긍정적인 반응을 보였다.

필자가 원칙적이란 용어에 주목하는 것은 이들이 관세조화라는 원칙에 동의한다는 얘기이지 25% 상한 설정 제안까지 동의하는 것은 아니라는 말처럼 들렸기 때문이다.

물론 우리는 유럽연합(EU)·일본 등과 함께 강력한 반대입장을 분명히 했다.특히 우리는 미국의 관세감축 방법은 회원국간 상당한 관세격차가 존재하는 현실을 무시한,실현 가능성이 희박한 비현실적인 안이라는 점을 지적했다.

앞으로의 논의 동향을 조심스럽게 지켜보면서 대응하되,지레 겁부터 내기에는 아직 이른 것 같다. 만반의 준비를 하고 협상에 임하는 한편 국내적으로는 협상 결과에 미리 대비하는 노력을 게을리 하지 말아야 할 것이다.

이명수/ 농림부 국제농업국장
2002-08-21 7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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