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親盧·反盧보다 더 중요한 것

[사설] 親盧·反盧보다 더 중요한 것

입력 2002-08-17 00:00
수정 2002-08-17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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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당의 친노(親盧)와 반노(反盧)진영의 싸움이 점입가경이다.급기야 반노 진영의 중진인 안동선 의원이 어제 탈당을 전격 선언함으로써 분당이 구체화되고 있는 형국이다.이미 ‘딴 살림’을 굳힌 듯한 두 진영의 대립은 일견 노무현 대통령 후보 등 당 지도부의 사퇴를 둘러싼 인식차에서 비롯되고 있는 것처럼 보이나,본질은 연말 대선에서의 패배감이다.‘민주당과 노 후보로는 안되겠다.’는 것이 반노 진영의 생각이라면,친노 진영은 ‘민주당의 모습을 새롭게 바꿔 100% 국민경선을 하면 노 후보로도 충분히 승산이 있다.’고 완강히 버티고 있는 것이다.

그러나 국민의 눈에는 기득권 다툼으로 비치고 있을 뿐이다.처음부터 정당의 기본인 정체성이나 이념,외부 영입인사의 성격 등에 대한 논의나 고민이 없었기 때문이다.단지 재빨리 외형의 포장만 바꿔 국민 앞에 내놓음으로써 과거의 책임에서 벗어나 보겠다는 정략적 계산의 산물로 인식되고 있다.정몽준·이한동 의원 등이 신당 참여에 부정적인 태도로 선회한 것도 국민의 차가운 반응을 의식한 결과이다.

사실 민주당이 분당되건,제3당으로 헤쳐모이건 그것은 당 내부의 사정일 뿐이다.그러나 과거 집권여당이었던 민주당이 마치 정당으로서 기본 구실과 역할을 포기한 것 같은 작금의 행태는 국가적 불행이 아닐 수 없다.당내 신당추진기구조차 친노·반노로 쪼개질 조짐마저 보이는 등 내분 속에 혼란만 가중시키고 있다.특히 경선에서 패배한 이인제 의원 진영이 제3신당을 주도하는 모습은 사실상의 경선불복으로 절차 민주주의의 후퇴를 가져올 위험성이크다 하겠다.

그런 점에서 어제 김근태 의원이 제기한 ‘개혁적 국민정당’의 주장은 경청할 만하다.현재와 같은 친노·반노식의 계파적 접근은 당의 분열과 갈등을 부추길 뿐이라는 그의 지적이 타당하기 때문이다.신당은 우선 지향점을 분명히 정한 뒤 그에 따라 헤쳐모여식의 재편이 이뤄져야 한다고 본다.억지로 당을 같이하는 세 결집이 아니라 목표와 생각이 같은 인사들의 정당으로 거듭나는 작업이어야 할 것이다.

2002-08-17 6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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