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시(미 펜실베이니아주) 백문일특파원] 워싱턴에서 북쪽으로 200여㎞ 떨어진 펜실베이니아주에는 동화 속에서나 볼 수 있는 ‘초콜릿 마을’이 있다.은박지에 싸인 알밤 모양의 초콜릿 ‘키세스(Kisses)’와 초콜릿 스낵 ‘킷 캣(Kit Kat)’ 등으로 유명한 허시의 본고장이다.마을 이름도 회사명 ‘허시 푸드’를 따랐다.
일반인에게 초콜릿 만드는 공정을 보여주고 놀이동산까지 갖춰 하루 평균 2만여명의 관광객들이 다녀간다.평일인 13일에도 이곳을 찾는 사람들의 발길은 끊이지 않았다.카카오 열매를 불에 쬐 녹인 뒤 설탕과 버터,우유 등을 섞어 초콜릿을 만드는 과정을 보여주는 이곳은 어린이들의 천국처럼 보였다.겉으로는 위기감을 찾아보기도 쉽지 않았다.
그러나 허시의 장래를 물어보자 이곳 주민들의 불안한 내색은 금세 드러났다.허시 놀이동산 앞에서 초콜릿 선물가게를 운영하는 20대 청년 마이클 말페지는 “허시가 다른 기업에 팔리면 본사도 다른 지역으로 이전할지 모른다.”며 “허시는 이곳 주민들의 삶의 터전”이라고 말했다.
허시의 지주회사인 허시 트러스트가 지난달 27일 미국 제 1위 제과업체 허시를 매각키로 한 뒤 이곳 주민들은 불안감에 휩싸였다.주민 1만 2000명 가운데 6200명이 허시의 직원이고 나머지도 자영업을 하며 관광수입에 의존하고 있다.때문에 허시가 다른 기업에 팔려 본사라도 이전한다면 주민들의 상당수는 일자리를 잃고 허시 마을의 명성도 퇴색될 가능성이 높다.
허시 트러스트는 엔론 사태 이후 기업의 재무상태에 불안감을 느꼈고 허시도 예외가 아니라고 판단했다.보유자산 절반 가까이를 허시 주식에 투자한 허시 트러스트는 자산구조의 다양화가 불가피하다고 강조한다.지난해 46억달러의 매출을 기록한 허시는 아직 흑자를 내지만 이윤은 점차 감소하는 추세다.좋은 가격을 받을 수 있을 때 주식을 파는 게 상책이라는 것.
마을 주민들은 지난 2일 매각에 반대하는 대대적인 시위를 벌였다.허시 주민과 직원뿐 아니라 정치인과 노동단체,인근지역의 주민까지 가세했다.펜실베이니아 공화당 주지사 후보로 나선 마이크 피셔 주 검찰총장은 12일 법원에 청원을 냈다.허시를 사려는 기업은 앞서 법원의 승인을 받아야 하고 모든 입찰 과정도 미리 공개해야 한다는 내용이다.
허시 트러스트는 1909년 허시 푸드의 창업자 밀턴 허시가 불우한 청소년을 돕기 위해 만든 영리법인이다.현재 54억달러의 자금을 운영,밀턴 허시 학교를 통해 청소년 1200명의 학업을 돕고 있다.동문회장인 릭 포우드 변호사는“허시 트러스트의 잘못된 경영이 문제이지 허시 주식을 탓할 수는 없다.”며 “주 정부가 요구한 개혁을 추진하면 매각은 불필요하다.”고 주장했다.자선단체에 대한 감독권을 갖고 있는 주 정부는 앞서 허시 트러스트를 18개월간 조사한 끝에 2003년 6월 30일까지 경영개혁에 착수하라고 발표했다.
현재 허시에 관심을 보인 업체는 미국에서 크래프트 식품,추잉검 업체인 윌리엄 리글리와 세계 최대 식품업체인 스위스 네슬레 등이다.이들은 70달러 안팎인 허시의 주가를 85∼100달러까지 평가,총 120억달러에 사겠다는 제안을 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허시가 팔리면 본사가 이전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분석돼 허시 마을의 장래는 ‘풍전등화’와 같다.
mip@
일반인에게 초콜릿 만드는 공정을 보여주고 놀이동산까지 갖춰 하루 평균 2만여명의 관광객들이 다녀간다.평일인 13일에도 이곳을 찾는 사람들의 발길은 끊이지 않았다.카카오 열매를 불에 쬐 녹인 뒤 설탕과 버터,우유 등을 섞어 초콜릿을 만드는 과정을 보여주는 이곳은 어린이들의 천국처럼 보였다.겉으로는 위기감을 찾아보기도 쉽지 않았다.
그러나 허시의 장래를 물어보자 이곳 주민들의 불안한 내색은 금세 드러났다.허시 놀이동산 앞에서 초콜릿 선물가게를 운영하는 20대 청년 마이클 말페지는 “허시가 다른 기업에 팔리면 본사도 다른 지역으로 이전할지 모른다.”며 “허시는 이곳 주민들의 삶의 터전”이라고 말했다.
허시의 지주회사인 허시 트러스트가 지난달 27일 미국 제 1위 제과업체 허시를 매각키로 한 뒤 이곳 주민들은 불안감에 휩싸였다.주민 1만 2000명 가운데 6200명이 허시의 직원이고 나머지도 자영업을 하며 관광수입에 의존하고 있다.때문에 허시가 다른 기업에 팔려 본사라도 이전한다면 주민들의 상당수는 일자리를 잃고 허시 마을의 명성도 퇴색될 가능성이 높다.
허시 트러스트는 엔론 사태 이후 기업의 재무상태에 불안감을 느꼈고 허시도 예외가 아니라고 판단했다.보유자산 절반 가까이를 허시 주식에 투자한 허시 트러스트는 자산구조의 다양화가 불가피하다고 강조한다.지난해 46억달러의 매출을 기록한 허시는 아직 흑자를 내지만 이윤은 점차 감소하는 추세다.좋은 가격을 받을 수 있을 때 주식을 파는 게 상책이라는 것.
마을 주민들은 지난 2일 매각에 반대하는 대대적인 시위를 벌였다.허시 주민과 직원뿐 아니라 정치인과 노동단체,인근지역의 주민까지 가세했다.펜실베이니아 공화당 주지사 후보로 나선 마이크 피셔 주 검찰총장은 12일 법원에 청원을 냈다.허시를 사려는 기업은 앞서 법원의 승인을 받아야 하고 모든 입찰 과정도 미리 공개해야 한다는 내용이다.
허시 트러스트는 1909년 허시 푸드의 창업자 밀턴 허시가 불우한 청소년을 돕기 위해 만든 영리법인이다.현재 54억달러의 자금을 운영,밀턴 허시 학교를 통해 청소년 1200명의 학업을 돕고 있다.동문회장인 릭 포우드 변호사는“허시 트러스트의 잘못된 경영이 문제이지 허시 주식을 탓할 수는 없다.”며 “주 정부가 요구한 개혁을 추진하면 매각은 불필요하다.”고 주장했다.자선단체에 대한 감독권을 갖고 있는 주 정부는 앞서 허시 트러스트를 18개월간 조사한 끝에 2003년 6월 30일까지 경영개혁에 착수하라고 발표했다.
현재 허시에 관심을 보인 업체는 미국에서 크래프트 식품,추잉검 업체인 윌리엄 리글리와 세계 최대 식품업체인 스위스 네슬레 등이다.이들은 70달러 안팎인 허시의 주가를 85∼100달러까지 평가,총 120억달러에 사겠다는 제안을 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허시가 팔리면 본사가 이전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분석돼 허시 마을의 장래는 ‘풍전등화’와 같다.
mip@
2002-08-16 9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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