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민의 땀 수박…발로 차서야””/ 통신업체 광고에 “”농산물 경시”” 농민 발끈

“”농민의 땀 수박…발로 차서야””/ 통신업체 광고에 “”농산물 경시”” 농민 발끈

입력 2002-08-07 00:00
수정 2002-08-07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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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박의 단물은 농민의 땀입니다.그런데 광고한다고 수박을 발로 차서야 되겠습니까.”

월드컵 열풍을 광고에 활용한 모 통신업체의 신문 광고에 농촌진흥청 직원과 농민들이 발끈하고 나섰다.

5일에 이어 6일에도 중앙 일간지에 게재된 문제의 광고는 할아버지가 수박을 발로 차고 그 뒤에서 할머니가 수박을 담았던 그물망을 들고 서 있는 장면.

광고에는 또 ‘둥근 것만 보면’ ‘남녀노소 누구나 축구선수가 되는,축구나라 대한민국’문구가 들어 있다.

이에 대해 농진청 직원들은 “월드컵 열풍을 광고에 활용한다는 아이디어가 고작 수박을 발로 차는 장면인가.”라며 “축구만 있고 농민은 없다는 식의 극단적인 광고는 문제가 있다.”고 입을 모으고 있다.

농진청 홈페이지에 글을 올린 한 직원은 “이 장면을 만들기 위해 수박을 몇 통이나 발로 찼겠느냐.”며 “우리 농산물 경시 풍조가 이 지경에 이르렀다.”고 말했다.

특히 중국산 마늘의 세이프가드 연장 불허 등으로 그 어느 때보다 농민들의 가슴에 멍이 들어 있는 시기에 이같은 광고를 내보낸 것에 농업 관계자들은 분통을 터뜨리고 있다.

농진청 한 직원은 “국민을 하나로 모은 월드컵 열기를 깎아내리려는 것은 아니지만 농민들의 땀이 밴 농산물을 경시하는 광고는 문제가 있는 것 아니냐.”며 “생명산업인 농업에 대한 최소한의 애정이 있다면 이같은 광고는 즉각 중단해야 한다.”고 밝혔다.

평택에서 시설작물을 재배하는 농민 한모(53)씨는 “수박의 단물은 농민의 땀인데 그 땀이 발길에 차이는 기분을 농민이 어떻게 생각하겠느냐.”며 “농산물 수입개방 등으로 가뜩이나 사기가 떨어진 농민들의 어깨를 더욱 무겁게 만드는 광고임이 틀림없다.”고 말했다.

수원 김병철기자 kbchul@
2002-08-07 28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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