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영화/ ‘언페이스풀’- 평범한 아내의 불륜, 그 종착역은?

새영화/ ‘언페이스풀’- 평범한 아내의 불륜, 그 종착역은?

입력 2002-08-07 00:00
수정 2002-08-07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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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에게 적절한 일탈은 행복을 위한 양념과도 같다.음식에 어느정도 양념을 치느냐에 따라 맛을 낼 수도 망쳐버릴 수도 있는 것처럼. ‘언페이스풀’(Unfaithful·22일 개봉)은 중년부부의 불륜을 소재로 한 영화.‘나인 하프위크’‘은밀한 유혹’‘위험한 정사’ 등을 통해 일상 생활에서 일탈의 묘미를 찾아내는 데 탁월한 능력을 보여준 애드리안 라인 감독이 연출했다.

유난히 바람이 많이 부는,평범하지 않은 날을 배경으로 영화는 시작한다.심상치 않은 날씨 탓이었을까? 평범한 주부 코니(다이안 레인)는 우연히 마주친 폴 마틴(올리비에 마르티네스)에게 억누르기 힘든 육체적 욕망을 느낀다.

자상하고 능력있는 남편 에드워드(리처드 기어),귀여운 아들과 함께 남부럽지 않게 사는 그지만 자신의 삶을 한층 달콤하게 해 줄 일탈의 유혹을 거부할 수가 없다.

영화에서 ‘나인 하프 위크’처럼 짜릿하고 영상미가 뛰어난 섹스 신을 보게 되리라고 기대하면 오산이다.영화는 불륜의 ‘짜릿함’보다 불륜의 ‘후유증’에 중심 축을 뒀다.‘은밀한 유혹’‘위험한 정사’처럼 평범한 가정이 불륜에 의해 어떻게 위협받는지에 초점을 맞춘 것이다.

아내의 불륜을 눈치챈 에드워드는 단순히 폴을 만나러 갔다가 분노를 못이겨 그를 살해한다.코니와 에드워드는 그 사실을 어떻게 감당해야 할지 갈피를 잡지 못해 고민에 휩싸인다. 그러나 난관도 삶이 가져다주는 또 다른 묘미.아이러니컬하게도 두 부부는 평범한 일상에서 찾지 못한 더없는 사랑의 감정을 확인한다.

‘심리묘사’와 ‘아름다운 영상미’를 살리는 것에 천재적인 재능을 발휘하는 라인 감독이지만 이번 영화에서는 그 재능이 다소 녹슨 듯하다.

로맨틱한 남편과 착한 아들에게서 느끼는 권태감이나,새로운 애인이 주는자극이 별반 드러나지 않아 불륜의 동기가 명확지 않다. 또 남편의 살인을 알게 된 코니는 조금의 망설임 없이 사건을 은폐하는 데 일조한다.‘

아침에 눈뜨면 하루종일 폴만을 생각했다.’는 그녀지만 그를 죽인 남편을 원망하거나 비난하지 않는다.오히려 자신만을 탓한다.

마치 도덕 교과서처럼 딱딱한 장면들이 애드리안 라인 감독의 전작들과는 조금 먼 듯한 느낌이다.

이송하기자 songha@
2002-08-07 20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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