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의 눈] 진지한 자세 아쉬운 남북

[오늘의 눈] 진지한 자세 아쉬운 남북

김수정 기자 기자
입력 2002-08-05 00:00
수정 2002-08-05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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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일 남북한은 금강산 장관급회담 실무접촉을 통해 한반도 화해 분위기를 복원시켰다.9월 부산아시아경기대회에 북측 대표단이 참석한다는 합의까지 덤으로 했다.남북한이 ‘6·29 서해교전’이라는 비극을 어찌됐든 극복해낸 것이다.

남북한은 그동안 ‘합의’뒤 ‘무산’,또는 ‘교착’상태를 수없이 반복해왔다.이번에야말로 제대로 된 관계개선을 이뤘으면 하는 바람 간절하다.지난 달 31일 브루나이에서 열린 아세안지역안보포럼(ARF)을 취재하면서 느낀 안타까움이 너무나 큰 까닭이다.

이 회의에서 남북한 외무장관은 공식 회담을 갖지 못한 채 헤어졌다.북한백남순(白南淳)외무상은 콜린 파월 미 장관과 미 특사 파견에 합의하고 가와구치 요리코(川口順子)일 외무상과 북·일 수교 교섭 재개에 합의했다.백 외무상은 파월 장관에게 “우리를 친구로 대해달라.”며 ‘러브 콜’을 했다.‘북한이 국제사회에 발가벗고 나섰다.’는 평가까지 나왔다.

미·일은 북한의 대화 태도를 아주 긍정적으로 평가했다.우리 정부 관계자도 “대미(對美),대일(對日),대남(對南)정책에 새로운 그림을 그리고 나온것 같다.”고 말했다.

북·미 및 북·일 관계 정상화의 두 물꼬가 터졌는데,정작 당사자인 남북은 “상대방이 먼저 만나자고 하면 못 만날 것 없다.”는 말만 되풀이하다 헤어진 것이다.

최성홍(崔成泓) 외교장관은 ‘서해교전으로 격앙된 대북 국민정서’를 의식했기 때문이라고 밝혔다.우리측은 혹시 ‘선(先)회담을 제의했다.’는 오해를 살까봐 북한측에 실무선 차원의 전화도 하지 않았던 것으로 알려졌다.어두운 표정으로 귀국길에 오른 정부 관계자는 “남북한이 만났더라면,너무나 완벽했는데,안타깝다.”고 했다.장관급회담 실무접촉을 앞둔 상태에서 굳이 무리수를 두지 않았던 것으로 이해는 되지만 역시 아쉬움은 남는다.

국제사회의 관심이 쏠린 2002년 7월말 브루나이.그자리에서 남북한은 북·미,북·일의 뒤에 섰고 좋은 모습은 아니었다.앞으로 남북 모두 ‘모양새’나 ‘눈치’를 따지기 이전에 보다 상대를 이해하고,대화를 나누겠다는 진지한 자세가 필요한 것 같다.

김수정 정치팀기자crystal@
2002-08-05 7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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