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2 길섶에서] 삶의 이별

[2002 길섶에서] 삶의 이별

최태환 기자 기자
입력 2002-07-25 00:00
수정 2002-07-25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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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야.밥 잘 묵고 댕기제.건강 조심해라.”시골 부친이 전화 때면 묻는 단골 안부였다.아니 그것이 전부였다.전화 속의 목소리는 그러나 나날이 기운이 빠졌다.당신도 아시는 모양이었다.“여기는 괜찮테이.우리 걱정은 하지 마라.” 불편해진 몸만큼 객지 아들의 걱정이 늘어날까봐 먼저 꺼내는 당신의 안부였다.친구 부친 얘기다.

얼마 전 그 부친이 돌아가셨다.1년여 식사도 제대로 못하고,거동이 불편해 부인한테 꽤 애를 먹이다 세상을 떴다.문상을 갔다.마당이며 사랑채엔 그분의 체취가 그대로 남아 있었다.무던히도 속을 썩였던 아들을 마지막까지 보고 싶어 했다고 한다.

노제를 지내기 위해 관이 나갈 무렵이었다.모친이 관을 붙들고 속삭였다.“인자 진짜가나.정말 갈끼가.”다정한 친구한테 귓속말을 하는 듯했다.백년 해로의 이별이 코끝을 찡하게 했다.그러면서 조금은 정겹게 느껴졌다.궁금해진다.나의 삶의 이별은 어떤 풍경이 될까.이승의 길은 여러 갈래지만,저승 가는 길은 하나라는데….

최태환 논설위원

2002-07-25 7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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