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어머! 물고기가 됐어요, 물고기로 변한 세 꼬마 “”엄마, 우리 구해주세요””

영화/ 어머! 물고기가 됐어요, 물고기로 변한 세 꼬마 “”엄마, 우리 구해주세요””

입력 2002-07-24 00:00
수정 2002-07-24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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할리우드식 권선징악과 가족주의를 아이들에게 주입하기는 싫고,그래도 방학이 됐으니 만화영화 한편쯤은 보여줘야겠고….이런 고민을 하는,조금은 ‘ 삐딱한’부모에게 희소식이 있다.

26일 개봉하는 덴마크 셀애니메이션 ‘어머!물고기가 됐어요’(Help! I'm a Fish).아이들 눈높이에 맞춘 정통 오락 애니메이션의 줄거리를 따르면서도, 다양한 교육적 주제를 치밀하게 숨겨놓았다.

바닷가에 사는 개구쟁이 세 꼬마 플라이,척,스텔라.우연히 들어간 바다 속 동굴에서 괴짜박사 매크릴을 만난다.환경오염으로 빙하가 녹아 바닷물이 지구를 덮을 때를 대비해 물고기가 되는 약을 만든 매크릴.세 꼬마는 그 약을 먹고 날치,불가사리,해파리로 변한다.그러나 48시간 안에 해독제를 마시지 않으면 영영 물고기가 될 운명에 처하는데….

큰 줄기만 봐서는 할리우드 애니메이션과 비슷하다.바다 속에서 해독제를 주워 마신 나쁜 물고기 조와 세 꼬마의 싸움,그리고 결국은 승리하는 해피엔 딩까지.게다가 현란한 색채와 입체감을 자랑하는 3D도 아닌,일일이 손으로 그린2D 애니메이션이니 성에 안 찰 수도 있다.하지만 꼼꼼히 들여다 보면 놀라운 교훈들을 발견할 수 있다.물고기 조는 인간처럼 생각하고 말을 할 수 있게 되면서 악당으로 돌변한다.인간의 특성을 가진 조가 맨처음 한 일은 상어를 부하로 두고 권력을 갖는 것.다음에는 공장을 세우고 군대를 만든다. 가자미는 컨베이어 벨트로,게는 철갑부대로 돌변하고 조는 그 위에서 장황하게 연설을 한다.획일화한 산업사회와 권력의 집중이 낳은 폐해를 보여주는 이같은 장면에서 사회민주주의 정권이 오랫동안 집권한 덴마크의 정신적 힘을 엿볼 수 있다.

플라이와 스텔라의 부모가,물고기가 된 아이들을 찾으러 배에서 전동기를 돌리자,바다 깊은 곳에서는 강력한 회오리바람이 일어난다.인간의 작은 행동이 자연에 얼마나 큰 영향을 미칠 수 있는지에 대한 만화적 상상력이 돋보이는 장면이다.

천재라서 공부는 잘하지만 감성은 부족한 척,노는 것만 좋아하는 플라이.이 둘이 바다 속 모험을 거쳐 함께 어울리는 결말은 모든 면에서 균형있게 성장해야 한다는 평범한 교훈도전달한다.

재미있게 아이들과 영화를 감상하고,보고 나온 뒤 이런저런 주제로 같이 대화를 나누기에 딱 좋은 영화일 듯.유럽에서는 ‘치킨 런’의 흥행을 눌렀고, 2000년 시카고 국제어린이영화제에서 작품상과 인기상을 받았다.스텔라의 목소리는 ‘명랑소녀’장나라가,매크릴 박사는 아버지 주호성이 연기한다.극장에서는 한국어 더빙판만 상영한다.

김소연기자 purple@
2002-07-24 19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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