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러 결제 줄이고 유로화 비중 높여, 財界 ‘원高와의 전쟁’

달러 결제 줄이고 유로화 비중 높여, 財界 ‘원高와의 전쟁’

입력 2002-07-16 00:00
수정 2002-07-16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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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계가 ‘원고(高) 전쟁’에 나섰다.

미국 달러화에 대한 원화가치가 가파르게 치솟자 대기업들이 외환관리체제를 바꾸는 등 비상경영에 돌입했다.

수출 주력기업인 전자·자동차업계는 달러화 약세기조가 상당기간 지속될 것으로 보고 달러화 결제 및 보유비중을 줄이는 대신 유로화 결제비중을 높이기 위해 안간힘을 쓰고 있다.특히 자동차업계는 수출다변화를 꾀하지 않으면 달러화 약세에 대응할 수 없다는 판단아래 유럽지역에 대한 마케팅을 대폭 강화,북미에 편중된 수출물량을 분산시키는데 주력하고 있다.

15일 한국무역협회에 따르면 2·4분기 원·달러환율이 전분기보다 3.8% 하락하면서 수출채산성이 1.5% 이상 떨어졌다.금리인상 가능성 등을 감안하면 향후 수출채산성은 더욱 악화될 것으로 보인다.

◇달러물량 덜기 경쟁= 삼성전자의 유로화 결제비중은 1년전보다 2배 높아졌다.15일 현재 결제통화 비중은 달러화 70%,유로화 20%,엔화 10% 수준이다.관계자는 “유로화 비중이 높아진 것은 동남아·중남미 등 제3국과 거래에서 전략적으로 유로화 비중을확대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삼성전자는 최근 달러화를 받는 경우 바로 환전,달러 약세에 따른 환차손 위험도 줄이고 있다.

LG전자는 결제통화 비중이 현재 달러 80%,유로화 10%,엔화 10% 등으로 이뤄져 있지만 달러화 약세에 대응,유로화 비중을 꾸준히 늘려나갈 방침이다.

현대차도 유로화의 결제통화 비중을 크게 높여 나가기로 했다.현재는 달러화 70%,유로화 20%,엔화 10%.관계자는 “달러화 하락에 따른 손실을 만회하기 위해 고수익 차종의 판매비중을 높이고 환차익을 겨냥해 외화차입금을 확대하는 등 모든 방법을 동원하고 있다.”고 말했다.

◇수출선 다변화에 ‘사활’= 현대차를 비롯한 자동차업계는 달러 대비 원화가치 상승에 따른 수출 부진을 우려,유럽·중국·인도 등 수출선 다변화에 주력하고 있다.

자동차업계는 월드컵 이후 향상된 ‘코리아’ 브랜드 가치와 국산 RV(레저용 차량)·SUV(스포츠유틸리티차량)의 선호도 등을 최대한 활용해 미국을 비롯한 달러권 의존도를 낮추겠다는 복안이다.

현대차는 터키 합작공장 설립에 이어 동구권국가 가운데 한곳에 대규모 생산공장의 설립을 추진중이다.

기아차도 최근 유럽 현지판매망을 대폭 강화했다.올 하반기부터 쏘렌토·카렌스Ⅱ 등 RV·SUV를 앞세워 유럽시장을 본격 공략할 계획이다.

대우차도 지난 5월 선보인 소형차 ‘칼로스’와 중형차 매그너스L6를 앞세워 유럽시장 공략에 나서기로 했다.재계 관계자는 “최근 가파른 환율하락이 수출회복 기조에 암초로 작용하고 있다.”며 “달러 보유비중을 줄이기 위해 수출대금 유입즉시 달러화를 외환시장에 내다파는 기업도 적지 않다.”고 말했다.

박건승 전광삼기자 ksp@
2002-07-16 12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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