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드컵/ 원필호씨 일가 광화문 길거리 응원 9시간

월드컵/ 원필호씨 일가 광화문 길거리 응원 9시간

입력 2002-06-19 00:00
수정 2002-06-19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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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정환 선수가 골든볼을 넣었을 때 온 가족이 부둥켜 안고 펄쩍 펄쩍 뛰었습니다.정말 꿈만 같습니다.”

18일 대한매일신보사 양면 전광판 앞에서 밤늦도록 한국팀을 응원한 서울 성동경찰서 신당1동 파출소 소속 원필호(39·광진구 중곡동) 경사는 경기 종료 휘슬이 울리자 아내와 두 남매를 안고 덩실덩실 어깨춤을 췄다.

‘붉은 악마’ 티셔츠가 땀에 흠뻑 젖은 원경사 가족은 껑충껑충 뛰며 ‘대∼한민국’,‘오∼필승 코리아’를 외쳤다.아내 임미영(38)씨와 아들 영준(11·용곡초등교 4학년),딸 영진(9·용곡초등교 2학년)이 모두 얼굴이 벌겋게 달아 올랐다.

남매는 원경사에게 ‘뽀뽀 세례’를 퍼부었다.영진이는 흥분에 겨워 끝내 기쁨의 울음을 터뜨렸다.

“벼랑 끝에서 오뚝이 처럼 기사회생한 한국팀을 보고 온 가족이 자신감을 얻었습니다.”아내는 역사적인 현장에 남편과 두 자녀와 함께 있다는 사실에 마냥 행복한 표정을 지었다.

원경사는 “오랜만에 영진이가 좋아서 어쩔 줄 몰라 하는 모습을 볼 수 있어 너무 좋았습니다.”면서 “오늘 기분 끝내 줍니다.”고 활짝 웃었다.이어 “소중한 추억을 안겨준 한국팀과 길거리 응원단에 고마움을 느낀다.”며 ‘짜짝∼짝짝짝’손뼉을 쳤다.

옆에서 함께 응원하던 ‘붉은 악마’대학생들과도 손바닥을 마주 치며 기쁨을 나눴다.

원경사는 이번 월드컵 대회 기간 중 밀린 업무 때문에 한번도 제때 귀가한 적이 없다.항상 가족에게 미안한 감정을 갖고 있던 그는 모처럼 비번을 맞아 길거리 응원에 동참하기로 했다.아내와 남매도 뛸 듯이 기뻐했다.

전후반 90분을 지나 연장전에 접어 들어서도 원경사 가족은 피로함도 잊고 월드컵 열기를 만끽했다.

“이제야 아버지 역할을 좀 한 것 같습니다.오늘의 감동을 영원히 간직하고 싶습니다.”연신 흘러 내리는 땀을 닦아내던 원경사 가족은 초여름 광화문 밤하늘을 수놓는 형형색색의 불꽃에서 한동안 눈을 떼지 못했다.

이영표 유영규기자 tomcat@
2002-06-19 30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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