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방위, 공무원 행동강령 초안작성…의견수렴/공직사회 “”현실성 없다”” 거센 반발

부방위, 공무원 행동강령 초안작성…의견수렴/공직사회 “”현실성 없다”” 거센 반발

입력 2002-06-18 00:00
수정 2002-06-18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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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무원들의 부패방지를 위한 ‘공무원행동강령’ 제정 움직임에 대해 일선 공무원들이 현실성이 없다며 반발하고 나서 논란이 예상된다.

17일 부패방지위원회(부방위)와 행정자치부 등에 따르면 부방위는 최근 ‘공무원행동강령’ 초안을 작성,행자부에 내용 검토를 요청했다.이에 따라 행자부는 주무계장 회의 및 실·국별 주무 과장회의,관련 국장 회의 등을 잇달아 열어 일선 공무원들의 의견을 수렴하고 있다.

공무원행동강령 초안은 일부 선언적인 내용도 있지만 공무원의 일상 행동을 크게 제약하는 내용들도 많다.이에 따라 부방위 초안은 의견수렴 과정에서 일선 공무원들의 반대 의견에 직면하는 등 초반부터 큰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행자부는 제시된 의견들을 모아 이번주 안에 부방위에 보낼 계획이다.부방위는 행자부 의견을 반영,최종안을 작성한 뒤 부방위 본회의에 상정할 예정이다.

부방위 초안에 대해 일선 공무원들이 반발하고 있는 것은 크게 세 가지다.경조금수수 제한,근무시간외 영리행위 제한,선물·금품수수 제한 등이다.-경조금 수수 제한= 초안에 따르면 공무원은 직무와 관련있는 자로부터 경조금을 일절 받아서는 안된다.직무와 관련 없는 자라 할지라도 5만원을 넘어서는 안된다.

이에 대해 일선 공무원들은 5만원 기준은 현실을 무시한 액수라고 주장한다.가까운 사람에게 경조금을 10만원 이상 하는 상황에서 상한선을 5만원으로 제한한 것은 무리라는 것이다.직무와 관련있는 자로부터는 무조건 받을 수 없다는 것도 지나친 규제라는 지적이다.

-근무시간외 영리행위 제한= 부방위 초안은 공무원은 근무시간외 영리행위를 할 때는 연간 보수의 30% 내에서 가능토록 규정하고 있다.이에 대해서도 일선 공무원들은 크게 반발하고 있다.

최근 사교육비 등 생활비가 급등,월급만으론 가계를 꾸려나가기 힘든 상황에서 부업이나 아르바이트 등의 소득 상한선을 설정한 것은 자본주의를 부정하는 것이란 주장이다.

특히 토요휴무제가 본격 시행되면 근무시간외 영리행위가 크게 늘 것으로 예상되는데 30% 제한은 현실성이 없다는 주장이다.고위직과 하위직간 급여 차가 큰 상황에서 30%를 일률적으로 적용하는 것은 하위직들에게 불이익이 될 수 있다는 의견도 있다.

이에 따라 일선 공무원들은 ‘공무원의 품위 유지에 위배되거나 직무에 영향을 주지 않는 범위내’에서 허용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전국공무원직장협의회총연합회 관계자는 “배당소득이나 이자소득 등을 제외하고,근무시간외 영리행위에 대해서만 상한을 두는 것은 형평성에 어긋나며,지나친 행정 편의주의적 발상”이라고 말했다.

-선물 및 금품 수수 제한= 초안에 따르면 공무원은 직무 관련자로부터 선물이나 금품을 받아서는 안되고,직무와 관련없는 자라 할지라도 5만원 이상의 금품이나 선물을 받으면 안된다.또 직무와 관련이 없는 자라 할지라도 동일인으로부터 연간 20만원 이상의 금품을 받으면 안된다.

이는 친한 친구나 친지일지라도 직무 관련자에게선 무조건 금품을 받을 수도 없다는 것으로 현실을 무시한 발상이라는 지적이다.

행자부 관계자는 “행정과 조직문화를 무시한 채 너무 앞서가는 규정은 지키기가 힘들 뿐더러 사문화될 수 있어 일선 공무원들의정서를 충분히 반영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대해 부방위 관계자는 “아직 초안에 불과하다.”면서 “공청회와 여론수렴을 거치는 등 합리적인 안을 도출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참여연대 손혁재(孫赫載) 운영위원은 “공무원 부패를 막기 위해 행동강령 제정은 불가피하지만 공무원들을 예비 범법자로 취급해선 안된다.”면서 “공무원 비리는 대부분 권력형이기 때문에 이에 대한 대책마련이 시급하며,행동강령 제정 이전에 공무원에 대한 사기진작이나 직무에 대한 자부심을 높여주는 것이 절실하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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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용수기자 dragon@
2002-06-18 26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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