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 유종호교수 평론집 ‘다시 읽는 한국시인’

책/ 유종호교수 평론집 ‘다시 읽는 한국시인’

입력 2002-06-18 00:00
수정 2002-06-18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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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세기 전반기에 ‘비범한 문학적 성취’를 이뤘음에도 불구하고 사상 혹은 이념적인 문제로 금기의 울타리에 갇힌 임화 오장환 이용악 백석 등 ‘잊힌’네 시인의 시세계를 조감해 볼 수 있는 유종호 연세대 교수의 평론집 ‘다시 읽는 한국시인’이 출간돼 문단의 주목을 받고 있다.

이들은 일제강점기와 해방공간을 헤쳐 오면서 엄연히 우리 문학사의 한 축을 이뤘음에도 불구하고 사상 혹은 정치적 이유 때문에 ‘망실된 시사(詩史)’의 일부로 치부돼 왔다.

실제로 카프에서 주도적 역할을 담당한 임화와 오장환은 6·25 전에,이용악은 전쟁 중에 월북했고 백석은 광복과 함께 귀국한 뒤 고향인 평북 정주에서 분단을 맞았다.

유교수는 이 책에서 기존 방식과는 다른 접점을 통해 이들의 문학적 실체에 접근해 간다.텍스트는 물론 그들이 산 당시의 사회·시사적 맥락까지도 이해의 대상으로 삼아 지금까지 드러나지 않은 흐름을 포착한 것. 예컨대 ‘평론가’의 그늘에 가려진 ‘시인’임화의 진면목이라든가,정지용의 시를 야유조로 인용한 임화의 속뜻,이용악의 절창으로 평가되는 ‘오랑캐꽃’에 대한 해석상의 오류 등을 낱낱이 짚어 이들의 문학세계를 치밀하게 해부하고 든다.

“시와 혹세무민의 수사학을 판별할 수 있는 능력은 시민적 자질에 속한다.”는 유 교수의 지적은 “조심스러운 글읽기란 말을 따지는 일을 넘어 사실에 대한 날카로운 기율,그리고 바른 사회가 존립하는 기틀에 이어져 있는 것”이라는 김우창 교수의 그것과 한 축을 이뤄 이 책이 내포하는 시대적·문학적 의미를 가늠하게 해준다.우리 문학사에서 과연 이들은 어떤 모습으로 부활할까.

심재억기자
2002-06-18 20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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