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권택 칸 감독상 수상 의미/ ‘동양적 신비감’ 벗고 세계화 길터

임권택 칸 감독상 수상 의미/ ‘동양적 신비감’ 벗고 세계화 길터

손정숙 기자 기자
입력 2002-05-28 00:00
수정 2002-05-28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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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칸 손정숙특파원] 55년에 이르는 칸영화제 역사에서 임권택 감독이 한국 영화인으로서는 처음으로 본상을 수상함으로써 한국영화계는 앞으로 엄청난 시너지 효과를 얻을것으로 기대된다.수상 소식이 더욱 반가운 까닭은 상을 받은 타이밍의 적절성 때문.

우리영화는 국내적인 흥행 돌풍에다,필름시장의 전세계적인 침체에도 아랑곳 없는 수출 신장세를 타고 있음이 칸마켓에서 이미 입증됐다.이처럼 국내외적 분위기가 무르익은 가운데 “이제쯤 칸에서 수상할 때가 되지 않았느냐.”는 기대감이 고조되던 상황이었기에 영화 관계자들은 어느때보다도 수상을 반기는 분위기이다.

전양준 부산영화제 프로그래머는 “이번 수상으로 ‘취화선’이 향후 일년간 필름시장에서 챙길 부가가치가 최소 200만달러에서 최대 1000만달러에 육박할 것”이라고 전망했다.‘취화선’은 이미 프랑스 최대의 배급사인 ‘파테’에 프랑스 국내 배급권을 14만유로에 팔아치운 바 있다.

사실 올해 칸에서 상을 타지 못했다면 한국영화는 몇년을 더 기다려야 할 상황이었다.김동호 부산영화제 집행위원장이 “금년은 한국영화에 호기이자 임감독의 영화가 트로피를 거머쥘 거의 마지막 기회였다.”면서 기쁨을 감추지 못한 것도 그 때문이다.세계 3대 영화제가 단골로 초빙하는 한국감독들은 대부분 향후 1∼2년간 작품을 내놓을 수없는 상태다.‘오아시스’의 개봉을 앞둔 이창동 감독은출품 타이밍을 이미 놓쳤고 이광모,허진호 감독 등은 내년에 신작 계획이 없으며 홍상수 감독은 올해 칸의 ‘주목할 만한 시선’부문 초청을 거절했기 때문에 칸에 다시 오기까지는 상당한 견제가 뒤따르리라고 보인다.따라서 이번을 놓치면 한국영화는 칸영화제 재도전을 위해 3∼4년을 더기다려야 할 판이었다.

그런 상황에서 임감독이 ‘취화선’으로 절묘한 시점에 칸영화제 본상을 안음에 따라 한국영화는 오랜 갈증을 해소한 것이다.동시에 임감독의 영화 역시 트레이드 마크인‘동양적 신비감’을 벗어던지고 보편성을 확보하는 데 성공했다는 게 영화관계자들의 분석이다.박덕호 영화진흥위원회 국제교류팀장은 “이번 수상은 그간 양적 팽창에 치중해 온 한국영화에 스스로를 되돌아 볼 중요한 계기가 될 것이다.동남아 위주의 수출시장에서 벗어나 유럽으로 뻗어나갈 교두보를 마련한 셈”이라고 의미를 부여했다.

1980년대 일본의 구로자와 아키라 감독이 ‘가케무샤’로 칸 그랑프리를 거머쥔 뒤 세계가 일본영화 열풍에 휩싸였듯이 ‘취화선’의 수상이 한국영화의 세계화를 가져다줄교두보가 될 것이라는 희망에 칸의 국내영화 관계자들은너나 없이 축제분위기에 빠져 있다.



jssohn@
2002-05-28 22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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