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노무현 후보에 바란다

[사설] 노무현 후보에 바란다

입력 2002-04-29 00:00
수정 2002-04-29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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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당이 ‘4·27전당대회’에서 노무현(盧武鉉) 고문을제16대 대통령 후보로 선출하고,한화갑(韓和甲) 의원을 대표최고위원으로 하는 새 지도부를 출범시켰다.민주당의 새체제 출범의 의미는 우선 국민이 참여하는 국민경선을 통해 대통령 후보를 뽑았다는 점이고,또 하나는 당의 운영을1인지배 정당구조가 아닌 집단 지도체제로 전환했다는 점일 것이다.민주당이 큰 잡음없이 우리 정치사에서 처음으로 시도한 국민경선을 무사히 치르고 새 체제를 출범시킨데 대해 높이 평가한다.그러나 이같은 평가와 함께 민주당의 새 체제는 이제 시작일 뿐이라는 사실도 지적하고자 한다.노 후보와 민주당은 국민들의 새로운 정치 욕구를 수렴하고 구체적인 국정운영 비전을 제시하는 데 최선을 다해야 한다는 얘기다.

노 후보가 대통령 후보 수락연설에서 국정 비전으로 내세운 경제성장과 분배의 조화,일자리 창출,빈부격차 완화,중산층과 서민생활의 안정 등은 당연히 국가가 수행해야 할과제들이다.특히 노 후보가 국정 비전을 실현하기 위해 제시한 정치개혁,원칙과 신뢰,국민통합 등은 필수불가결한요소일 것이다.그러나 앞으로는 이러한 국정과제나 비전들은 수사적이고 포괄적인 ‘구호성’이 아니라 구체적인 실행 계획의 모습으로 제시돼야 할 것이다.그런 점에서 노후보와 민주당은 지금부터 한치의 차질없이 국정과제들을점검하고 그 실천방안을 구체적으로 마련해 줄 것을 당부한다.

대통령 후보가 되었다고 해서 지역감정을 이용한 세몰이나 상대 후보의 약점을 파고드는 네거티브 전략으로 선거에 임하던 시대는 지났다.국민들도 외면할 것이다.대선가도에서 먼저 후보 개인의 자질 문제에 대해 철저하게 검증받고,국가 경영에 대한 구체적인 비전을 제시해야 한다.한마디로 ‘준비된 대통령’의 진실한 실천 각론을 내보여야한다는 것이다. 김대중(金大中) 대통령도 후보 시절 준비된 대통령임을 누누이 강조했다.그러나 아무리 준비된 대통령이라고 강조했지만 집권기간동안 의약분업 파동,교육개혁 혼선,경제적 불균형 심화 등 정책 수행 과정에서 수많은 문제점을 노출시켰다.지역편중 인사 등 인재운용면에서도 부작용을 낳았고,이는 ‘권력형 비리’의 원인 가운데 하나를 제공하기도 했다.결국 다음 정권의 부담으로남겨졌다.

앞으로 대통령 선거까지는 8개월이나 남아 있고 이에 앞서 지방선거도 치러야 한다.이 과정은 노 후보뿐 아니라민주당의 능력을 검증받는 기간이다.정쟁을 하기에는 충분한 시간일지 모르지만 구체적인 국정 비전을 제시하기에는모자란다. 노 후보와 민주당이 서둘러 주기를 기대한다.아직도 우리 사회는 제도가 아니라 대통령이나 행정 집행자들에 의해 정책이 오락가락하는 전근대적인 요소를 가지고있다.노 후보는 어떻게 하면 이러한 후진성을 극복하고 제도에 의해 투명한 정책집행을 할 수 있을 것인가에 대한해법도 제시해야 할 것이다.

덧붙여 우리는 최근 정계 개편에 대한 노 후보와 정치권의 움직임에 대해서도 충고하고자 한다.노 후보는 후보수락 연설에서 “여러 정치 집단에서 새로운 정치 질서가 자연스럽게 시작될 것”이라고 강조했다.그러나 노 후보가강조하는 정계개편이 인위적인 세 불리기 개편이거나 지역감정을 이용한 이합집산식 개편으로 이어져서는 안된다.인위적인 정계 개편은 지금 정치권에 형성된 정당의 민주화나 국민들의 의사가 반영된 후보 결정 등의 움직임과는 거꾸로 가는 길이다.노 후보는 정당의 이념과 정책에 의해자연스럽게 정치 질서가 형성되어야 한다는 점을 인식해야할 것이다.

2002-04-29 5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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