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2 길섶에서] 시치미 달기

[2002 길섶에서] 시치미 달기

강석진 기자 기자
입력 2002-04-06 00:00
수정 2002-04-06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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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려 시대 귀족사회에선 매 사냥이 유행했다.사냥 모임이 열리면 비슷비슷하게 생긴 매들이 많아 주인을 식별하기어렵기 때문에 ‘꼬리표’를 달았다.이 꼬리표를 시치미라고 부른다.시치미를 떼면 주인을 알 수 없기에 ‘시치미뗀다’는 말이 ‘알고도 모른 체 한다’는 뜻으로 발전했다.

유럽에서도 프랑스의 앙리4세가 1595년 사냥중 금속띠를달아둔 매를 잃어버렸는데 하루 뒤 2160㎞가 떨어진 몰타에서 발견됐다는 기록이 남아 있다.

현대판 시치미도 있다.철새를 연구하는 학자들은 다리에금속 고리를 부착해 새를 추적한다.이동경로,번식지,생존율 등 다양한 기초자료를 얻을 수 있기 때문이다.

정치판 시치미(꼬리표)도 있다.일부 후보들이 부정적 이미지가 내장돼 있는 ‘좌파적 정권’,‘좌파’,‘급진세력’ 따위의 ‘시치미’를 여기저기 붙이고 다닌다.시간이흐른 뒤 ‘시치미달다’라는 말이 생겨남직도 하다.‘모르면서도 아는 체하다’는 뜻이 될지 ‘비열한 정치 공세’의 뜻이 될지는 모르겠지만.

강석진 논설위원

2002-04-06 2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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