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생활의 역사 1·3·4-아리에스·뒤비 엮음/새물결 펴냄.
80년대 이후 세계 역사학계는 역사연구에 대한 고정관념을깨뜨리는 기발하고 혁신적인 발상의 글쓰기로 엄청난 변화를 겪는다.정치,왕조,민족,국가 같은 거대담론에 역사의 조명을 맞추는 대신 지금까지는 잊혀져 왔던 개인,민중,그리고인간 삶의 내밀한 부분들에 초점을 맞춰 역사를 재현해냄으로써 인간과 역사를 바라보는 방식을 근본적으로 변화시킨것이다.10년간의 준비기간을 거쳐 1985년부터 프랑스에서 발표되기 시작한 ‘사생활의 역사’ 전 5권(필립 아리에스·조르주 뒤비 엮음,새물결)은 이러한 ‘새로운 역사’의 시대를 연 기념비적인 저서이다.
이 책은 ‘인간의 사생활’이란 내밀하고도 표준화되지 않은 주제를 가지고 로마시대부터 현대에 이르기까지 통사적인고찰을 시도했다는 점,책임편집을 맡은 프랑스의 두 역사가를 비롯해서 각국에서 다양한 학문적 배경을 가진 40여명의역사학자가 참여해 거대한 학문의 소통공간이 되었다는 점,사회경제사의 고전적 방식은 물론 인구학,역사인류학,심성사,미시사,문화사회학,여성학 등 다양한 접근방식을 망라해 학문의 교향곡을 연주해냈다는 점 등 화제거리가 많다.또한 주제가 주제인 만큼 사용한 자료도 공적인 문서 뿐만 아니라사적인 편지,일기,낙서,그림,소설,심지어 개인 집의 주춧돌에 씌어진 글씨에 이르기까지 내밀성의 벽을 뚫고 들어가기위한 노력이 총동원됐으며 이를 풍부한 컬러도판으로 수록,‘눈을 위한 화려한 축제’란 평가를 받기도 했다.
참여자가 많은 대신 학자에 따른 시각과 글맛의 편차가 좀있다.그러나 신선한 발상,다양한 주제,방법론의 차이는 획일적인 시각만을 강요받아 온 우리에게 역으로 시사하는 바가크다고 할 수 있다.예를 들어 필립 아리에스는 중세 사회는공적인 것과 사적인 것이 혼재되어 있었으나 19세기가 되자사람들은 타인의 시선으로부터 보호받기를 원하기 시작했다며 그 원인을 국가의 새로운 역할과 문자해독률의 증가,종교의 새로운 형태 등에서 찾는다.즉 국가가 사법권을 갖춤으로써 개인에게 사적 공간이 주어졌고 독서를 통해 ‘고독한 성찰’이 가능해졌으며 ‘내면적인 신앙심’의 형태 또한 고독한 명상을 가능케 했다는 것이다.그는 또 이러한 사태들이집단적으로 침투한 지표들로 타인과의 거리를 강조하기 시작한 예절서,글쓰기 습관,고독 취향,일상생활에서 멋 찾기,사생활이 가능해진 가옥 구조 변화 등을 지목하며 독특한 접근을 계속해간다.이번에 나온 책은 1권 ’로마 제국부터 천년까지’(주명철·전수연 옮김),3권 ‘르네상스부터 계몽주의까지’(이영림 옮김),4권 ‘프랑스 혁명부터 제1차세계대전까지’(전수연 옮김) 등 3권이다.2권과 5권은 연말에 출간될 예정이다.각권 4만3000원.
신연숙기자 yshin@
80년대 이후 세계 역사학계는 역사연구에 대한 고정관념을깨뜨리는 기발하고 혁신적인 발상의 글쓰기로 엄청난 변화를 겪는다.정치,왕조,민족,국가 같은 거대담론에 역사의 조명을 맞추는 대신 지금까지는 잊혀져 왔던 개인,민중,그리고인간 삶의 내밀한 부분들에 초점을 맞춰 역사를 재현해냄으로써 인간과 역사를 바라보는 방식을 근본적으로 변화시킨것이다.10년간의 준비기간을 거쳐 1985년부터 프랑스에서 발표되기 시작한 ‘사생활의 역사’ 전 5권(필립 아리에스·조르주 뒤비 엮음,새물결)은 이러한 ‘새로운 역사’의 시대를 연 기념비적인 저서이다.
이 책은 ‘인간의 사생활’이란 내밀하고도 표준화되지 않은 주제를 가지고 로마시대부터 현대에 이르기까지 통사적인고찰을 시도했다는 점,책임편집을 맡은 프랑스의 두 역사가를 비롯해서 각국에서 다양한 학문적 배경을 가진 40여명의역사학자가 참여해 거대한 학문의 소통공간이 되었다는 점,사회경제사의 고전적 방식은 물론 인구학,역사인류학,심성사,미시사,문화사회학,여성학 등 다양한 접근방식을 망라해 학문의 교향곡을 연주해냈다는 점 등 화제거리가 많다.또한 주제가 주제인 만큼 사용한 자료도 공적인 문서 뿐만 아니라사적인 편지,일기,낙서,그림,소설,심지어 개인 집의 주춧돌에 씌어진 글씨에 이르기까지 내밀성의 벽을 뚫고 들어가기위한 노력이 총동원됐으며 이를 풍부한 컬러도판으로 수록,‘눈을 위한 화려한 축제’란 평가를 받기도 했다.
참여자가 많은 대신 학자에 따른 시각과 글맛의 편차가 좀있다.그러나 신선한 발상,다양한 주제,방법론의 차이는 획일적인 시각만을 강요받아 온 우리에게 역으로 시사하는 바가크다고 할 수 있다.예를 들어 필립 아리에스는 중세 사회는공적인 것과 사적인 것이 혼재되어 있었으나 19세기가 되자사람들은 타인의 시선으로부터 보호받기를 원하기 시작했다며 그 원인을 국가의 새로운 역할과 문자해독률의 증가,종교의 새로운 형태 등에서 찾는다.즉 국가가 사법권을 갖춤으로써 개인에게 사적 공간이 주어졌고 독서를 통해 ‘고독한 성찰’이 가능해졌으며 ‘내면적인 신앙심’의 형태 또한 고독한 명상을 가능케 했다는 것이다.그는 또 이러한 사태들이집단적으로 침투한 지표들로 타인과의 거리를 강조하기 시작한 예절서,글쓰기 습관,고독 취향,일상생활에서 멋 찾기,사생활이 가능해진 가옥 구조 변화 등을 지목하며 독특한 접근을 계속해간다.이번에 나온 책은 1권 ’로마 제국부터 천년까지’(주명철·전수연 옮김),3권 ‘르네상스부터 계몽주의까지’(이영림 옮김),4권 ‘프랑스 혁명부터 제1차세계대전까지’(전수연 옮김) 등 3권이다.2권과 5권은 연말에 출간될 예정이다.각권 4만3000원.
신연숙기자 yshin@
2002-03-08 18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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