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형무소’를 다녀 왔다.무슨 죄를 지어서가 아니라 독립공원으로 단장된 서대문 형무소 자리를 가 본 것이다.아파트들이 빙 둘러서 있는 가운데 ‘형무소’는 조용히 잿빛으로 자리잡고 있었다.늦은 시간이라서 그런지 조깅하는 시민 몇 사람만 오고 간다.공원 바로 앞에는 무학재쪽으로 가는 차량들로 붐비고 있다.
둔중한 형무소 담을 보면서 심훈의 만가가 떠 오른다.“궂은 비 줄줄이 내리는 황혼의 거리를/우리들은 동지의 관을메고 나간다/…/수의조차 못입힌 시체를 어깨에 얹고/엊그제 떠메어 내오던 옥문을 지나/철벅철벅 말없이 무학재를 넘는다.//…/동지들은 옷을 벗어 관 위에 덮는다./평생을 헐벗던 알몸이 추울상 싶어/…/단거리 옷을 벗어 겹겹이 덮어 준다/…” 올해 탄신 100주년을 맞은 유관순 열사를 비롯,수많은 애국선열들이 목숨을 잃거나 고초를 겪었던 곳을 거니는 것만으로도 3·1절을 맞는 마음이 새로워진다.선열들이 피와 노고로 남겨주신 복이다.자녀들과 함께 한번쯤 ‘형무소’를 다녀오라고 권하고 싶다.
강석진 논설위원
둔중한 형무소 담을 보면서 심훈의 만가가 떠 오른다.“궂은 비 줄줄이 내리는 황혼의 거리를/우리들은 동지의 관을메고 나간다/…/수의조차 못입힌 시체를 어깨에 얹고/엊그제 떠메어 내오던 옥문을 지나/철벅철벅 말없이 무학재를 넘는다.//…/동지들은 옷을 벗어 관 위에 덮는다./평생을 헐벗던 알몸이 추울상 싶어/…/단거리 옷을 벗어 겹겹이 덮어 준다/…” 올해 탄신 100주년을 맞은 유관순 열사를 비롯,수많은 애국선열들이 목숨을 잃거나 고초를 겪었던 곳을 거니는 것만으로도 3·1절을 맞는 마음이 새로워진다.선열들이 피와 노고로 남겨주신 복이다.자녀들과 함께 한번쯤 ‘형무소’를 다녀오라고 권하고 싶다.
강석진 논설위원
2002-03-01 2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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